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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지역상권 폐점율 심각 수준
계엄·탄핵에 지난해 연말특수 놓쳐
“울며겨자먹기 버티는 상인 지원을”






오산시 원동에 위치한 오산 문화의 거리에 빈 점포들이 눈에 띈다. 2025.6.3 오산/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3일, 오산시 원동에 위치한 ‘오산 문화의 거리’는 한산했다. 임시공휴일이라 학교를 가지 않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나들이를 나오거나 어린 자 8등급바로대출 녀를 데리고 나온 젊은 부부들이 간혹 눈에 띄었지만, 거리와 상점들은 대부분 썰렁한 모습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두집 걸러 하나씩 보이는 ‘공실’이었다. 차없는 거리라 표시된 중심거리의 1층 상점들 중 약 14곳은 ‘임대문의’가 붙은 채 텅 비었다. 심지어 대형멀티플렉스 극장 맞은편 1층 상점도 오랫동안 비어있을 만 월드디자인시티 큼 공실이 많은 편이다.
오산 문화의거리는 오산의 중심상권 중 하나다. 길 하나 건너면 오산의 명물인 오색시장을 갈 수 있고 오산역과도 가까워 유동인구가 많았고 예전부터 ‘1번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세교, 운암 등 오산 내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상권이 분산돼 구도심으로 낙후됐고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휘청였다. 여기에 수년째 서 롯데카드사 민경제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상황은 심각해졌다.
10년째 문화의 거리에서 화장품 가게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상권이 심각해졌는데, 끝나고도 회복이 되질 않는다. 특히 젊은 친구들이 많이 찾는 거리였어서 화장품 가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며 “새벽까지도 문을 연 가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저녁 8,9시쯤 되 대학생저축은행대출 면 사람이 없어 술집도 문을 닫는다”고 토로했다.



오산시 원도심 빈점포 창업 소상공인 지원사업. /오산시 제공


공실이 늘면서 상권이 쇠퇴하고, 도심이 슬럼화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오산시도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씨티카드 오산시는 ‘원도심 빈 점포 창업 소상공인 지원사업’을 통해 원동 문화의거리의 빈 점포 중 10개소를 대상으로 창업하거나 이전해 장사하려는 사람들을 지원한다. 월 임차료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이 사업은 지난달 말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워낙 경기가 좋지 않아 쉽게 창업을 시도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고 사업신청은 9곳에 그쳤다. 시 관계자는 “지원금을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올려 최대한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문의 자체가 전보다 줄었다. 확실히 서민경제가 어려워진 것이 느껴졌다”고 우려했다.
비단 오산만의 상황은 아니다. 경기도 상당수 지역상권의 폐점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지난달 발표한 ‘경기도 음식점업 개·폐업 동향진단’을 보면 개점보다 폐점하는 수가 5개월 연속 많아 운영점포 수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올해 1분기 도내 지역의 음식점업 개업 수는 5천18개인데 반해 폐점 수는 5천750개였다.
이는 최근 6년 중 가장 높은 폐업률로 기록됐는데 특히 연말특수를 누려야 하는 시기인 지난 연말, 비상계엄과 탄핵시위 등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고, 서민들이 주머니를 닫기 시작하며 소상공인들에겐 직격탄이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오산 문화의 거리 내 비어있는 점포에 권리금 없이 임대가 가능하다는 알림이 적혀있다. 2025.6.3 오산/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개점 대비 폐점율을 분석할 때 1을 기준으로 1보다 크면 폐점 점포가 더 많아 전체 점포 수가 감소했다는 뜻인데 경기도 31개 시군 중 25개 시군이 1을 넘어섰다.
오산은 1.11로 31개 시군 중 그나마 나은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향후 서민경제가 좋아지지 않으면 미래는 불투명하다.
25년째 문화의거리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렬씨는 “공실이 워낙 많고 오래돼 권리금 안받은 지도 꽤 됐다. 빈 점포도 문제지만 울며겨자먹기로 이 상권에서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들도 지원을 해야한다”며 “경제가 어려운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하지만 점점 더 희망을 잃어간다. 정치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오산/공지영 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