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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훈 더강한시민사회연구소장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최근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정치권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지역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노를 젓는 수준을 넘어, 사공이 승객의 의사도 묻지 않고 배를 폭풍 속으로 밀어 넣는 격이다. 청와대발 '5극 3특' 체제 구축이 속도전으로 치닫고,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2월 말까지 입법화가 안 되면 시·도통합은 물 건너간다"며 시한부 통보를 던졌다. 이에 놓칠세라 광주·전남 시·도지사와 지역 정치권은 이른바 '개문발차(開門發車)'식 통합을 강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릴게임갓 지방자치의 핵심 가치인 '주민의 자기결정권'은 철저히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형식에 그친 공청회와 대의제의 무책임이 가관이다. 현재 광주시와 전남도가 진행 중인 지역순회 공청회는 그야말로 '법안 설명회'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통합이 주민의 삶에 미칠 영향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이나 숙의 과정 없이,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요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식 행위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 지식이 없는 시·도민들에게 일방적인 청사진만 제시하는 현장은 지역민의 냉담한 반응만을 확인시켜 줄 뿐이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대의기관인 시·도의회의 행태다. 지방자치법은 지역통합이라는 중대 사안에 대해 주민투표를 거치거나 시·도의회의 엄격한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투표는 릴게임다운로드 논외로 치더라도, 통합 법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시·도의회는 국회에 법안이 발의되자마자 속전속결로 원안을 의결해버렸다. 이는 광주·전남의 백년대계를 결정하는 사안을 졸속으로 처리한 무책임과 무능의 극치다.
유예된 갈등과 폭탄 돌리기의 위험성은 어떠한가. 행정통합은 단순히 행정 구역을 합치는 기술적 절차가 아니다. 교통, 교육, 문화 바다이야기꽁머니 등 주민의 일상적인 삶의 울타리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은 지방자치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내며 오직 속도전에만 골몰하고 있다. 백보 양보해 급작스러운 정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통합 이후에 닥쳐올 거대한 갈등은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진짜 문제는 '시급성'을 핑 골드몽 계로 뒤로 미뤄놓은 현안들이다. 통합도시의 명칭, 주청사의 위치 선정, 공공기관 재배치, 지역균형발전기금 배분, 그리고 대규모 개발사업과 교통망 조정 등은 지역 간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들이다. 이 굵직한 난제들을 통합 이후로 넘겨버린 지금의 방식은 '폭탄 돌리기'와 다름없다. 단언컨대, 지금껏 지역갈등 해결에서 한계를 보였던 기존 대의기관들만으로는 이 거센 내홍을 순조롭게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시민의회(숙의공론화기구)'설치를 제안한다. 우리는 이제 대의제 의회가 가진 갈등 해결의 취약점을 보완할 강력한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 바로 '시민의회'방식의 숙의공론화 과정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특정 갈등 현안에 대해 성별, 연령별, 지역별로 비례를 맞춰 추첨된 시민참여단을 구성하고, 이들이 충분한 학습과 토론을 거쳐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게 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이미 2018년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를 둘러싼 공론화 과정을 통해 숙의민주주의의 효능감을 확인한 바 있다. 무려 16년간 이어온 찬반 논란을 '합의·합치'로 말끔히 정리하고 지역갈등을 해결했다. 이는 지방자치 30년사의 선진사례에 속하며 현행 대의제를 고도화시킬 선진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선진 유럽 국가들도 이미 직접민주주의와 대의제의 절충안으로 정착시킨 이 제도는 광주·전남 통합 과정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할 유일한 탈출구다.
시민의회 설치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필수적이다. 첫째, 훼손된 자기결정권의 회복이다. 통합 추진 과정에서 소외된 주민 주권을 통합 이후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반드시 보장함으로써, '위로부터의 통합'을 '아래로부터의 통합'으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갈등 해결의 효율성 확보다. 행정통합이 추구하는 효율성은 갈등 비용을 최소화할 때만 달성될 수 있다. 숙의민주주의는 소모적인 지역 이기주의를 넘어 합리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가장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지방자치의 품격을 높이는 결단을 요구한다. 지역의 명운을 결정할 사안을 두고 400억 원이라는 주민투표 예산을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 주민의 의사를 묻는 비용은 결코 소모적인 매몰비용이 아니라 지방자치를 지탱하고 민주적 정당성을 세우는 가장 값진 기초 자산이다. 만약 예산과 시간이 두렵다는 핑계로 이를 회피하려 한다면, 적어도 주민투표에 버금가는 권위와 신뢰를 갖춘 '시민의회'를 반드시 제도화하여 상설 가동해야 한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갈등의 늪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느냐, 아니면 지역 소멸을 가중하는 재앙이 되느냐는 오직 '시민참여'에 달려 있다.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20조 원이라는 재정인센티브에만 압도되어 물 들어온다고 속도전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그 물이 지방분권과 주민의 자기결정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것이 소모적인 갈등의 수렁에서 지역을 구하고 지방자치를 고도화시키는 전략이며, 우리 광주·전남의 미래를 지키는 확실한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외부 칼럼·기고·독자투고 내용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최근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정치권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지역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노를 젓는 수준을 넘어, 사공이 승객의 의사도 묻지 않고 배를 폭풍 속으로 밀어 넣는 격이다. 청와대발 '5극 3특' 체제 구축이 속도전으로 치닫고,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2월 말까지 입법화가 안 되면 시·도통합은 물 건너간다"며 시한부 통보를 던졌다. 이에 놓칠세라 광주·전남 시·도지사와 지역 정치권은 이른바 '개문발차(開門發車)'식 통합을 강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릴게임갓 지방자치의 핵심 가치인 '주민의 자기결정권'은 철저히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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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회 설치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필수적이다. 첫째, 훼손된 자기결정권의 회복이다. 통합 추진 과정에서 소외된 주민 주권을 통합 이후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반드시 보장함으로써, '위로부터의 통합'을 '아래로부터의 통합'으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갈등 해결의 효율성 확보다. 행정통합이 추구하는 효율성은 갈등 비용을 최소화할 때만 달성될 수 있다. 숙의민주주의는 소모적인 지역 이기주의를 넘어 합리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가장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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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행정통합이 갈등의 늪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느냐, 아니면 지역 소멸을 가중하는 재앙이 되느냐는 오직 '시민참여'에 달려 있다.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20조 원이라는 재정인센티브에만 압도되어 물 들어온다고 속도전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그 물이 지방분권과 주민의 자기결정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것이 소모적인 갈등의 수렁에서 지역을 구하고 지방자치를 고도화시키는 전략이며, 우리 광주·전남의 미래를 지키는 확실한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외부 칼럼·기고·독자투고 내용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