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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낙안읍성. /전남도 제공
설 연휴는 늘 선택의 연속이다. 고향에 다녀오느라 지치기도 하고 집에만 있자니 시간이 아깝다. 그렇다고 멀리 떠나기엔 교통도, 예산도 부담스럽다. 그럴 때 남도 여행은 '가볍게 떠나서 꽉 채우고 돌아오는' 해답이 된다. 떡국 한 그릇으로 속을 든든히 채운 뒤 차로 1~2시간이면 닿는 곳에서 대숲 산책을 하고, 공룡 발자국을 밟고, 성곽 안 전통마을을 산책하면 명절이 '쉼'으로 바뀐다.
이번 연휴, 담양은 설 당일 주요 관광지를 무료 개방해 부담을 확 낮췄고 해남은 공룡박물관과 바다이야기온라인 우항리 화석산지를 중심으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시간여행 코스를 마련했다. 순천 낙안읍성은 성곽과 마을이 함께 살아 있는 '현장형 역사 체험'으로 명절 여행의 정석을 보여준다. 여기에 광주 곳곳의 명절 행사, 고흥 드론쇼·불꽃쇼, 나주와 목포 걷기 명소까지 다양한 코스가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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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죽녹원. /담양군 제공
◇무료 개방으로 즐기는 담양 대숲 산책
담양군은 설 당일인 오는 17일 죽녹원·메타세쿼이아랜드·소쇄원·가마골생태공원 등 4곳을 무료 개방한다. 귀성객과 관광객에게 부담을 줄이고, 명절 분위기를 지역에서 즐기도록 하려는 취지다 오리지널바다이야기 . 연휴 기간 관광지 환경과 시설 전반을 점검하고 지역 식품판매·접객업소 위생 관리도 강화해 방문객 편의를 챙긴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설 당일 가볍게 드라이브 겸 다녀올 곳을 찾는 가족에게 담양은 첫 손에 꼽힌다.
야마토게임 담양 죽녹원. /담양군 제공
담양의 설 코스는 죽녹원에서 시작하는 게 가장 자연스럽다. 입구에서부터 돌계단을 하나씩 오르다 보면 굳어 있던 몸이 서서히 풀린다. 명절 준비로 쌓인 피로와 도심의 소음은 대숲에 들어서면 한 겹씩 벗겨지는 느낌이 든다. 죽녹원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닌 시간을 천천히 쓰는 황금성릴게임사이트 공간이다. 대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림자와 바람 소리, 잎사귀가 서로 스치는 사각거림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느리게 만든다.
죽녹원은 산책로 자체가 콘텐츠다.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의 대숲길이 이어져 있어 가족끼리 "오늘은 어떤 길로 걸을까"를 정하는 것부터 작은 놀이가 된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총 2.2㎞의 산책로도 마련돼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안성맞춤이다.
담양군 메타세쿼이아 길에 눈이 내려 아름다운 설경을 연출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죽녹원과 짝을 이루는 코스인 메타세쿼이아랜드는 사계절 내내 '걷는 것 자체가 사진'이 되는 길로 유명하다. 겨울에는 잎을 떨군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는 선이 더 도드라진다. 설 연휴 기념 단체 가족사진을 남기기에도 좋고 분위기를 가볍게 기록하기에도 좋다.
에코허브센터 관람, 체험 콘텐츠, 맨발 걷기길 등 즐길 포인트도 다채롭다. 대나무의 차분함과 다른 결로 넓게 트인 길이 주는 시원함이 있어 '죽녹원 다음 코스'로 움직이기 좋다.
자연과 전통을 한 번에 느끼고 싶다면 한국 민간원림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소쇄원이 제격이다. 소쇄원은 조선시대 원림 건축의 걸작으로 꼽히며 자연에 순응하는 미감이 공간 곳곳에 배어 있다. 1천400여 평의 공간 안에 건축과 조경물이 자연과 조화를 절묘하게 이뤘다. 특히 자연을 이기려 하지 않고 자연과 어울리려 했다는 점이 걸을수록 느껴지는 곳이다.
가마골생태공원 입구. /담양군 제공
마지막으로 가마골생태공원은 자연 풍경으로 마무리하기 좋은 장소다. 깊고 동화스러운 겨울 계곡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지형은 담양이 '숲의 도시'라는 인상을 다시 확인시켜준다. 겨울엔 물소리도, 바람도 더 또렷하다. 대숲과 메타세쿼이아길이 '걷는 길'이라면 가마골은 '멈춰 보는 풍경'이다. 바위 틈과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잠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명절의 분주함이 가라앉는다.
해남 공룡박물관. /해남공룡박물관 제공
◇"아이는 즐겁고, 어른은 동심으로"…해남 공룡박물관
명절 여행에서 가족 단위의 난관은 아이들이 즐거워야 어른도 편하다는 점이다. 아이와 어른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여행은 부담이 아닌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된다.
해남 공룡박물관은 그 조건을 충족시키는 대표 코스다. 전남 해남군 황산면에 있는 해남공룡박물관은 우항리 화석산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공룡 전문 박물관으로 실내 전시와 야외 화석 보호각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공룡'이라는 소재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단번에 사로잡고 어른들에게는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해남 공룡박물관 해양파충류 전시실. /해남공룡박물관 제공
박물관 내부는 지질학적 특징부터 공룡과 익룡, 해양파충류, 새의 진화 흐름까지 폭넓게 다룬다. 아이들은 모형과 영상에 반응하고, 어른들은 설명 패널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질과 시간'에 관심이 생긴다.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실내 전시를 넘어 야외 보호각에 보존된 실제 발자국 화석이다. 사진으로 보던 공룡 발자국이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실제로 보면 체감이 완전히 다르다. 긴 목을 떠올리게 하는 초식공룡 발자국, 익룡 발자국, 물갈퀴 새 발자국 등 다양한 흔적이 한 지층에서 확인되는 지점은 해남 우항리의 상징으로 꼽힌다.
또한 '관람'이 '체험'으로까지 이어진다. 어린이 체험 공간, 디지털 인터랙티브 체험 등은 전시를 더 흥미롭게 만든다. 박물관은 이번 설 연휴를 맞아 공룡 영화 상영을 비롯해 연날리기·윷놀이 등 전통놀이 체험과 초콜릿, 무드등, 방향제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마련했다.
순천 낙안읍성의 눈내린 뒤 모습. /남도일보DB
◇순천 낙안읍성서 만나는 살아있는 전통마을
순천 낙안읍성은 삼한시대 마한 땅에서부터 백제·고려·조선을 거치며 이어진 고을의 흔적 위에 조선시대 성곽과 동헌, 장터, 객사, 초가 등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보존된 곳이다. 성곽과 마을이 함께 보존돼 국내 최초로 사적에 지정됐다는 점에서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라는 별칭도 따라붙는다.
지금도 많은 세대가 실제 생활하고 있는 민속 고유의 전통마을로서 민속학술자료는 물론 역사의 산교육장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성벽 위를 걸으면 마을의 지붕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흙과 돌로 만든 담, 곡선이 아름다운 지붕, 툇마루와 부엌, 장독대 같은 요소들이 옛사람들의 하루를 그리게 만든다. 대다수의 우리 서민들이 살아왔던 옛 그대로의 모습이기에 조상들의 체취가 물씬 풍겨 친근한 정감이 넘친다.
고싸움놀이. /광주시 제공
◇박물관·과학관·ACC까지…도심서 설맞이 체험
"멀리 나가기 힘든데 어디를 가야 할까?"라는 고민을 덜어줄 선택지도 있다. 광주 도심 곳곳에서는 명절 분위기를 살린 세시풍속과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져 멀리 떠나지 않아도 '명절다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설 당일인 17일부터 18일까지 설맞이 한마당 행사를 통해 세시풍속을 주제로 한 공예체험과 전통악기 퓨전 공연 등을 마련한다. 퓨전국악 공연과 국악 오리지널사운드트랙 메들리 무대와 함께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정월대보름 쥐불놀이. /광주시 제공
이와 함께 복 노리개, 자개 손거울, 소원 키링 만들기 같은 전통 공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하면서 설 명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국립광주과학관은 14일부터 16일까지 설맞이 우리문화 한마당을 열고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어린이 뮤지컬 '백설공주' 공연을 비롯해 행사 기간 동안 마패석고 방향제 만들기 체험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또 설레는 과학놀이 한마당을 비롯해 사물놀이와 K-팝 탈춤 공연, 떡메치기, 훈장님과 함께하는 전통놀이, 전통악기 체험 등이 준비됐다.
이외에도 마한유적체험관에선 전통 민속놀이 체험과 나눔 행사가 열린다. 야외마당에서 열리는 투호, 팽이치기 등 민속놀이는 체험관을 찾는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나주호 둘레길. /나주시 제공
◇나주·목포 잇는 '걷는 여행' 명소
최근 나주호 둘레길과 목포 고하도 해안데크는 전남을 대표하는 새로운 걷기 여행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울창한 숲과 호수,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가벼운 트레킹을 원하는 여행객과 걷기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나주호 둘레길'은 숲과 호수가 어우러진 총연장 8㎞ 규모의 순환형 걷기 코스다. 한전KPS 인재개발원에서 녹야원까지 이어지는 1구간(4.4㎞)과 중흥리조트에서 다도광업소까지 연결되는 2구간(3.6㎞)으로 구성됐다.
2구간 둘레길 초입.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1구간은 빽빽한 숲길과 조용한 산책로, 데크길이 이어지는 코스로 곳곳에 쉼터와 벤치가 마련돼 있어 호수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2구간은 시야가 탁 트인 수변 풍경이 특징으로 완만한 경사 덕분에 남녀노소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호수를 가로지르는 인도교는 강화유리 구간을 통해 물 위를 걷는 듯한 색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다리 위 전망대에서는 호수 전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 좋다.
인근 덕룡산 자락에 자리한 수행도량 '녹야원'도 함께 들러볼 만한 장소다. 조용한 숲속 분위기 속에서 사색의 시간을 보내기 좋아 둘레길과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코스로 꼽힌다. 둘레길 전반에는 야자 매트, 흙길, 목재 데크 등 다양한 형태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초행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고하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목포대교 해안데크. /전남도 제공
목포 고하도에는 바다 위를 걷는 듯한 해안 산책 코스가 마련돼 있다. 고하도 전망대에서 용머리까지 이어지는 '고하도 용오름길 해안데크'는 길이 1㎞, 왕복 30분 정도 소요되는 비교적 짧은 코스지만 풍경의 밀도가 높다. 목포해상케이블카 고하도 승강장에서 시작해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데크길에서는 유달산과 목포항, 다도해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고하도 해상테마파크. /남도일보DB
코스 중간에는 높이 약 4m의 용머리 포토존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명량대첩 이후 106일간 고하도에 주둔했던 충무공의 역사적 배경을 함께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다. 용의 등을 타고 가는 듯한 곡선형 둘레길과 바다 위로 펼쳐진 데크는 사진 촬영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해질 무렵에는 목포대교와 항구 야경이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녹동항 바다정원. /고흥군 제공
◇'밤하늘을 수놓는 장관'…고흥 '밤의 축제'
고흥에서는 우주 과학 체험부터 지역 먹거리, 야간 공연까지 다채로운 콘텐츠가 설 연휴 분위기를 더한다.
연휴 기간 녹동바다정원 일대에서는 드론쇼와 해상 불꽃쇼, 버스킹 공연이 어우러진 '밤의 축제'가 펼쳐진다. 1천500대의 드론이 밤하늘을 수놓는 장관과 함께 화려한 불꽃 연출이 이어지고, 감성적인 버스킹 공연도 진행된다.
고흥우주발사전망대에서 바라본 해맞이. /고흥군 제공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우주 과학 체험도 풍성하다. 나로우주센터는 실물형 로켓 전시와 우주과학관을 통해 우리나라 우주 개발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며 아이들에게는 교육적인 체험을, 어른들에게는 색다른 흥미를 제공한다. 고흥우주천문과학관에서는 설 연휴 기간 별자리 설명과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우주발사전망대의 360도 회전 전망대와 VR 체험관에서는 다도해 풍경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
설 연휴는 늘 선택의 연속이다. 고향에 다녀오느라 지치기도 하고 집에만 있자니 시간이 아깝다. 그렇다고 멀리 떠나기엔 교통도, 예산도 부담스럽다. 그럴 때 남도 여행은 '가볍게 떠나서 꽉 채우고 돌아오는' 해답이 된다. 떡국 한 그릇으로 속을 든든히 채운 뒤 차로 1~2시간이면 닿는 곳에서 대숲 산책을 하고, 공룡 발자국을 밟고, 성곽 안 전통마을을 산책하면 명절이 '쉼'으로 바뀐다.
이번 연휴, 담양은 설 당일 주요 관광지를 무료 개방해 부담을 확 낮췄고 해남은 공룡박물관과 바다이야기온라인 우항리 화석산지를 중심으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시간여행 코스를 마련했다. 순천 낙안읍성은 성곽과 마을이 함께 살아 있는 '현장형 역사 체험'으로 명절 여행의 정석을 보여준다. 여기에 광주 곳곳의 명절 행사, 고흥 드론쇼·불꽃쇼, 나주와 목포 걷기 명소까지 다양한 코스가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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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죽녹원. /담양군 제공
◇무료 개방으로 즐기는 담양 대숲 산책
담양군은 설 당일인 오는 17일 죽녹원·메타세쿼이아랜드·소쇄원·가마골생태공원 등 4곳을 무료 개방한다. 귀성객과 관광객에게 부담을 줄이고, 명절 분위기를 지역에서 즐기도록 하려는 취지다 오리지널바다이야기 . 연휴 기간 관광지 환경과 시설 전반을 점검하고 지역 식품판매·접객업소 위생 관리도 강화해 방문객 편의를 챙긴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설 당일 가볍게 드라이브 겸 다녀올 곳을 찾는 가족에게 담양은 첫 손에 꼽힌다.
야마토게임 담양 죽녹원. /담양군 제공
담양의 설 코스는 죽녹원에서 시작하는 게 가장 자연스럽다. 입구에서부터 돌계단을 하나씩 오르다 보면 굳어 있던 몸이 서서히 풀린다. 명절 준비로 쌓인 피로와 도심의 소음은 대숲에 들어서면 한 겹씩 벗겨지는 느낌이 든다. 죽녹원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닌 시간을 천천히 쓰는 황금성릴게임사이트 공간이다. 대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림자와 바람 소리, 잎사귀가 서로 스치는 사각거림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느리게 만든다.
죽녹원은 산책로 자체가 콘텐츠다.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의 대숲길이 이어져 있어 가족끼리 "오늘은 어떤 길로 걸을까"를 정하는 것부터 작은 놀이가 된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총 2.2㎞의 산책로도 마련돼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안성맞춤이다.
담양군 메타세쿼이아 길에 눈이 내려 아름다운 설경을 연출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죽녹원과 짝을 이루는 코스인 메타세쿼이아랜드는 사계절 내내 '걷는 것 자체가 사진'이 되는 길로 유명하다. 겨울에는 잎을 떨군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는 선이 더 도드라진다. 설 연휴 기념 단체 가족사진을 남기기에도 좋고 분위기를 가볍게 기록하기에도 좋다.
에코허브센터 관람, 체험 콘텐츠, 맨발 걷기길 등 즐길 포인트도 다채롭다. 대나무의 차분함과 다른 결로 넓게 트인 길이 주는 시원함이 있어 '죽녹원 다음 코스'로 움직이기 좋다.
자연과 전통을 한 번에 느끼고 싶다면 한국 민간원림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소쇄원이 제격이다. 소쇄원은 조선시대 원림 건축의 걸작으로 꼽히며 자연에 순응하는 미감이 공간 곳곳에 배어 있다. 1천400여 평의 공간 안에 건축과 조경물이 자연과 조화를 절묘하게 이뤘다. 특히 자연을 이기려 하지 않고 자연과 어울리려 했다는 점이 걸을수록 느껴지는 곳이다.
가마골생태공원 입구. /담양군 제공
마지막으로 가마골생태공원은 자연 풍경으로 마무리하기 좋은 장소다. 깊고 동화스러운 겨울 계곡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지형은 담양이 '숲의 도시'라는 인상을 다시 확인시켜준다. 겨울엔 물소리도, 바람도 더 또렷하다. 대숲과 메타세쿼이아길이 '걷는 길'이라면 가마골은 '멈춰 보는 풍경'이다. 바위 틈과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잠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명절의 분주함이 가라앉는다.
해남 공룡박물관. /해남공룡박물관 제공
◇"아이는 즐겁고, 어른은 동심으로"…해남 공룡박물관
명절 여행에서 가족 단위의 난관은 아이들이 즐거워야 어른도 편하다는 점이다. 아이와 어른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여행은 부담이 아닌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된다.
해남 공룡박물관은 그 조건을 충족시키는 대표 코스다. 전남 해남군 황산면에 있는 해남공룡박물관은 우항리 화석산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공룡 전문 박물관으로 실내 전시와 야외 화석 보호각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공룡'이라는 소재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단번에 사로잡고 어른들에게는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해남 공룡박물관 해양파충류 전시실. /해남공룡박물관 제공
박물관 내부는 지질학적 특징부터 공룡과 익룡, 해양파충류, 새의 진화 흐름까지 폭넓게 다룬다. 아이들은 모형과 영상에 반응하고, 어른들은 설명 패널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질과 시간'에 관심이 생긴다.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실내 전시를 넘어 야외 보호각에 보존된 실제 발자국 화석이다. 사진으로 보던 공룡 발자국이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실제로 보면 체감이 완전히 다르다. 긴 목을 떠올리게 하는 초식공룡 발자국, 익룡 발자국, 물갈퀴 새 발자국 등 다양한 흔적이 한 지층에서 확인되는 지점은 해남 우항리의 상징으로 꼽힌다.
또한 '관람'이 '체험'으로까지 이어진다. 어린이 체험 공간, 디지털 인터랙티브 체험 등은 전시를 더 흥미롭게 만든다. 박물관은 이번 설 연휴를 맞아 공룡 영화 상영을 비롯해 연날리기·윷놀이 등 전통놀이 체험과 초콜릿, 무드등, 방향제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마련했다.
순천 낙안읍성의 눈내린 뒤 모습. /남도일보DB
◇순천 낙안읍성서 만나는 살아있는 전통마을
순천 낙안읍성은 삼한시대 마한 땅에서부터 백제·고려·조선을 거치며 이어진 고을의 흔적 위에 조선시대 성곽과 동헌, 장터, 객사, 초가 등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보존된 곳이다. 성곽과 마을이 함께 보존돼 국내 최초로 사적에 지정됐다는 점에서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라는 별칭도 따라붙는다.
지금도 많은 세대가 실제 생활하고 있는 민속 고유의 전통마을로서 민속학술자료는 물론 역사의 산교육장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성벽 위를 걸으면 마을의 지붕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흙과 돌로 만든 담, 곡선이 아름다운 지붕, 툇마루와 부엌, 장독대 같은 요소들이 옛사람들의 하루를 그리게 만든다. 대다수의 우리 서민들이 살아왔던 옛 그대로의 모습이기에 조상들의 체취가 물씬 풍겨 친근한 정감이 넘친다.
고싸움놀이. /광주시 제공
◇박물관·과학관·ACC까지…도심서 설맞이 체험
"멀리 나가기 힘든데 어디를 가야 할까?"라는 고민을 덜어줄 선택지도 있다. 광주 도심 곳곳에서는 명절 분위기를 살린 세시풍속과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져 멀리 떠나지 않아도 '명절다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설 당일인 17일부터 18일까지 설맞이 한마당 행사를 통해 세시풍속을 주제로 한 공예체험과 전통악기 퓨전 공연 등을 마련한다. 퓨전국악 공연과 국악 오리지널사운드트랙 메들리 무대와 함께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정월대보름 쥐불놀이. /광주시 제공
이와 함께 복 노리개, 자개 손거울, 소원 키링 만들기 같은 전통 공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하면서 설 명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국립광주과학관은 14일부터 16일까지 설맞이 우리문화 한마당을 열고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어린이 뮤지컬 '백설공주' 공연을 비롯해 행사 기간 동안 마패석고 방향제 만들기 체험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또 설레는 과학놀이 한마당을 비롯해 사물놀이와 K-팝 탈춤 공연, 떡메치기, 훈장님과 함께하는 전통놀이, 전통악기 체험 등이 준비됐다.
이외에도 마한유적체험관에선 전통 민속놀이 체험과 나눔 행사가 열린다. 야외마당에서 열리는 투호, 팽이치기 등 민속놀이는 체험관을 찾는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나주호 둘레길. /나주시 제공
◇나주·목포 잇는 '걷는 여행' 명소
최근 나주호 둘레길과 목포 고하도 해안데크는 전남을 대표하는 새로운 걷기 여행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울창한 숲과 호수,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가벼운 트레킹을 원하는 여행객과 걷기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나주호 둘레길'은 숲과 호수가 어우러진 총연장 8㎞ 규모의 순환형 걷기 코스다. 한전KPS 인재개발원에서 녹야원까지 이어지는 1구간(4.4㎞)과 중흥리조트에서 다도광업소까지 연결되는 2구간(3.6㎞)으로 구성됐다.
2구간 둘레길 초입.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1구간은 빽빽한 숲길과 조용한 산책로, 데크길이 이어지는 코스로 곳곳에 쉼터와 벤치가 마련돼 있어 호수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2구간은 시야가 탁 트인 수변 풍경이 특징으로 완만한 경사 덕분에 남녀노소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호수를 가로지르는 인도교는 강화유리 구간을 통해 물 위를 걷는 듯한 색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다리 위 전망대에서는 호수 전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 좋다.
인근 덕룡산 자락에 자리한 수행도량 '녹야원'도 함께 들러볼 만한 장소다. 조용한 숲속 분위기 속에서 사색의 시간을 보내기 좋아 둘레길과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코스로 꼽힌다. 둘레길 전반에는 야자 매트, 흙길, 목재 데크 등 다양한 형태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초행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고하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목포대교 해안데크. /전남도 제공
목포 고하도에는 바다 위를 걷는 듯한 해안 산책 코스가 마련돼 있다. 고하도 전망대에서 용머리까지 이어지는 '고하도 용오름길 해안데크'는 길이 1㎞, 왕복 30분 정도 소요되는 비교적 짧은 코스지만 풍경의 밀도가 높다. 목포해상케이블카 고하도 승강장에서 시작해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데크길에서는 유달산과 목포항, 다도해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고하도 해상테마파크. /남도일보DB
코스 중간에는 높이 약 4m의 용머리 포토존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명량대첩 이후 106일간 고하도에 주둔했던 충무공의 역사적 배경을 함께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다. 용의 등을 타고 가는 듯한 곡선형 둘레길과 바다 위로 펼쳐진 데크는 사진 촬영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해질 무렵에는 목포대교와 항구 야경이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녹동항 바다정원. /고흥군 제공
◇'밤하늘을 수놓는 장관'…고흥 '밤의 축제'
고흥에서는 우주 과학 체험부터 지역 먹거리, 야간 공연까지 다채로운 콘텐츠가 설 연휴 분위기를 더한다.
연휴 기간 녹동바다정원 일대에서는 드론쇼와 해상 불꽃쇼, 버스킹 공연이 어우러진 '밤의 축제'가 펼쳐진다. 1천500대의 드론이 밤하늘을 수놓는 장관과 함께 화려한 불꽃 연출이 이어지고, 감성적인 버스킹 공연도 진행된다.
고흥우주발사전망대에서 바라본 해맞이. /고흥군 제공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우주 과학 체험도 풍성하다. 나로우주센터는 실물형 로켓 전시와 우주과학관을 통해 우리나라 우주 개발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며 아이들에게는 교육적인 체험을, 어른들에게는 색다른 흥미를 제공한다. 고흥우주천문과학관에서는 설 연휴 기간 별자리 설명과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우주발사전망대의 360도 회전 전망대와 VR 체험관에서는 다도해 풍경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