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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강변에 문을 여는 일본식 포장마차인 야타이
일본의 대표적인 활화산인 사쿠라지마 화산
일본의 대표적인 활화산, 사쿠라지마
가고시마에 도착한 날, 호스텔 주방 한편에 앉아 인근 마트에서 사온 ‘벤또(도시락)’로 허겁지겁 빈 속을 달랬다. 역시나 시장이 반찬이다. 밥 한 톨 남김없이 꿀꺽 해치우고 나자 그제서야 시선에 여유가 찾아 들었다. 곧장 옆 테이블에 앉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아 있던 여행자와 말문을 텄고, 얼마 안 가 다른 여행자들까지 합세하며 이야기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그중 메인은 사쿠라지마 화산의 폭발적 분화에 관한 것이었다.
이틀 전 새벽과 오전, 화산 폭발이 발생해 화산재 낙하 경보가 발령되고, 화산재와 연기가 최대 4,400m 상공까지 치솟았다는 얘기였다. 그날 운이 좋게도 호스텔 루프톱에서 이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 이가 대화의 주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어느 각도에서도 화산을 조망할 수 있는 사쿠라지마섬 마을 풍경
칠흑 같은 밤하늘 가운데 번개와 함께 거대한 검은 연기가 솟구치는 활 릴게임종류 화산의 위력을 감상한 여행자의 후기는 흡사 무용담처럼 들렸는데, 이때 무리에 끼어든 한 일본인 남성이 “거참, 매일 보는 걸 가지고…”라며 대화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달리 해석하면 “거참 외국인 여행자들, 별것도 아닌 일에 유난들 떨지 마소”라는 말이었다. 유난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전 세계 여행자들이 가고시마를 찾는 릴게임5만 이유 중 가장 큰 배경은 바로 사쿠라지마 화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문화 유적지인 ‘다카노 스주 석비’
일본 정부가 내세우는 관광자원 중 첫째는 활화산이다. 일본 전역에 이를 대표 야마토게임방법 하는 활화산이 여럿 자리하는데, 그중 사쿠라지마 화산, 즉 ‘온타케산’은 일본 전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분화 활동을 나타내는 활화산 중 하나다.
사쿠라지마는 2만 6,000년 전 생성된 화산섬이다. 1914년까지는 섬이었던 사쿠라지마는 이 시기 대규모 분화로 흘러나온 용암이 바다를 메우면서 동쪽의 오스미반도와 섬이 연결, 현재의 반도가 형성되었다.
화산을 조망하며 족욕을 즐길 수 있는 용암 나기사 공원
가고시마 도심에 위치한 페리 터미널에서 사쿠라지마 항까지 운행하는 페리를 타면 15분이면 닿는다. 섬 전체가 화산 분출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섬에 첫발을 들이면 흑색 빛을 띠는 풍경에서 화산섬의 강한 인상이 여실히 드러난다.
섬 내부로 들어갈수록 검은 화산재로 뒤덮인 길이 많아지기 때문에, 산책의 즐거움은 일단 포기해야 하지만, 그 대신 매일같이 분화하는 활화산의 위용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끊임없이 연기를 뿜어내며 하루에도 여러 차례 소규모 분화가 일어나는 화산의 일상이 섬 곳곳에 고스란히 자취를 남긴다.
(좌)아카미즈 전망 광장에 세워진 기념비인 ‘절규의 초상화’ (우)검은색 화산재로 뒤덮인 거리
활화산의 분화구를 제대로 보기 위해 아라무라 전망대에 올랐다. 해발 약 75m의 약간 높은 위치에서 사쿠라지마의 분화구를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이곳에는 잘 닦인 산책로로 연결된 여러 개의 전망대가 자리해 있다.
마침내 전망대에 닿았다. 왼편으로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분화구의 절경이, 오른편으로는 사쿠라지마 해안선의 아름다운 경치가 한눈에 펼쳐졌다. 자연의 풍광에 빠져들다 산책로 중간마다 설치된 대피용 구조물과 그 주변에 쌓여 있는 안전모를 확인한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위에서 부터) 아라무라 전망대 전경, 아라무라 전망대로 이어지는 산책로, 산책로에 설치된 대피용 구조물
사쿠라지마를 관광용 섬으로 인식하면 오산이다. 분출된 용암이 언제라도 산을 삼킬 수 있다는 사실. 활화산이 신비로운 건 놀라운 절경만큼이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화산을 바라보며 걷는 평온한 도심 산책
유난 떨 필요 없다던 일본인 남성의 말은 과연 옳았다. 며칠 전 활화산의 거대 위력을 보았다던 여행자의 후기가 지금 당장 내 눈 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몇십 분째 화산활동은 쉬지 않고 이어졌다. 화산 분화구에서 터져 나온 거대한 검은 연기가 마치 하늘 전체를 집어삼킬 듯 치솟았고 그 주변은 온통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은 상황.
화산을 조망하며 족욕을 즐길 수 있는 용암 나기사 공원
“활화산이니 수시로 분화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던 일본인 남성의 말이 가고시마 도심을 걷다가 불현듯 맞닥뜨린 광경을 보고선 퍼뜩 공감이 갔다. 활화산이 아무런 동요 없이 조용하다면 그것이 오히려 위험을 초래하는, 유난을 떨게 만들 상황에 직면하게 될 테니까.
길 한복판에 선 채 이토록 신비로운 화산활동을 하염없이 감상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건 이에 동요하는 현지인들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다들 제 갈 길 가느라 바쁜 움직임만 포착될 뿐이었다. 활화산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한편으론 거리를 지나치는 사람들의 평온한 일상을 느끼며 그렇게 마음속에 ‘안심’을 품었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심에서 바라다본 사쿠라지마 화산, 워터 프론트 공원의 마리나 전경, 명동처럼 느껴진 텐몬칸 쇼핑 지구 전경
도심을 탐험하겠다고 시작된 발걸음이 어쩌다 화산활동을 목격하며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한데 다시 또 삼천포로 빠지지 않으리란 보장을 할 수가 없다. 도심 어디서나 저 멀리 웅장하게 우뚝 솟아 있는 화산이 병풍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것 때문에 도심 산책이 제법 특별해졌다(물론 현지인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가고시마 도심은 일본 남부 규슈 최대 규모의 유흥가인 텐몬칸 거리가 중심을 이룬다. 서울로 치면 명동 같은 거리다. 쇼핑몰과 식당, 카페, 술집 등이 거리 곳곳에 형성되어 있고, 도심의 내로라하는 맛집은 여기에 다 모여 있다.
밤이 더 화려한 선술집 골목 풍경, 도심을 상징하는 100년 전통의 가고시마 노면전차
사실 텐몬칸은 규슈 최대 규모의 유흥가로 지칭되지만, 막상 이곳에 발을 들이면 외관상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그도 그럴 게 ‘텐몬칸’은 ‘전체 쇼핑 지구’를 일컫는 말이기 때문이다. 전차 정류장을 중심으로 여러 갈래로 쇼핑 지역이 나눠져 형성되어 있는데, 한 지역에만 국한되어 규모를 따지면 으레 실망할 수밖에 없다.
쇼핑 아케이드뿐 아니라 공원과 신사 등도 텐몬칸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그 밖에도 텐몬칸 일대를 산책하다 보면 좁은 골목길에 숨어 있는 작은 식당이나 선술집을 보물찾기하듯 발견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도심을 상징하는 100년 전통의 가고시마 노면전차
봄이 되면 벚꽃 인파가 많이 찾는 구고츠키 강변 야경
강변부터 온천까지, 자연과 유적을 살피다
텐몬칸에서 시작된 도심 산책은 고츠키 강변을 지나 중앙역과 시로야마 지역으로 이어졌다. 가고시마의 자연환경과 역사유적이 이 일대에 하나둘 자리해 있어 나직이 걸으며 둘러볼 만하다. 먼저 고츠키 강변 산책로에는 약 500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있다고 하는데, 화창한 봄날이 되면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멀리서도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강변에 조성된 다카미 다리 주변에는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 등 일본 근대화에 기여한 유명 역사적 인물들이 태어나고 자란 장소를 알리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이 중 근대 일본의 초석이자 ‘마지막 사무라이’로 일컬어지는 사이고 다카모리는 1828년 가고시마에서 태어나 자란 대표적인 인물이다.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으며, 250년 이상 지속된 에도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근대 일본의 초석인 메이지유신을 성립시킨 장본인으로 유명하다.
메이지 시대 하급 무사들의 주거 형태를 볼 수 있는 전시 공간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 실제 모델, 사이고 다카모리
메이지유신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일본은 상상조차 힘들 만큼 일본 근현대사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상은 가히 절대적이다. 한데 일본에서는 영웅으로 추앙받는 그이지만 정한론을 주장했던, 한국에서는 조선 침략의 원흉으로 인식되는 인물이기에 의미는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친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일본 내에서 그의 위상이 절대적인 데에는 그가 하급 무사 출신이라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 고츠키 강변에는 후타츠야라 불리는 주거 전시 공간이 있는데, 지푸라기로 엮은 지붕 아래 작은 부엌과 방을 중심으로 구성된 협소한 내부 등 당시 풍요롭지 못했던 메이지시대 하급 무사들의 주거 형태를 엿볼 수 있는 장소다.
시로야마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다본 일몰 풍경
1877년 세이난 전쟁의 마지막 격전지이자 전쟁에서 패한 사이고 다카모리가 자결한 곳으로 널리 알려진 시로야마 지역. 일몰 시간에 맞춰 시로야마 지역의 가장 높은 곳, 공원 전망대에 올랐다. 해발 107m의 작은 산의 꼭대기에서 사쿠라지마를 비롯해 주변 금강만과 가고시마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야경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해 일몰 무렵이면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이곳 일대에는 여러 갈래로 산책코스가 조성되어 있는데, 수령 400~500년 이상 된 나무와 600종 이상의 식물이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이기도 하다.
가고시마시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기리시마 온천
듣던 대로 찬란했던 야경을 뒤로하고 산책코스를 따라 하산했다. 여행지에서 해가 진 후의 헛헛한 마음이 으레 찾아온다. 이 익숙한 마음을 온천으로 달랬다. 도심 탐방의 대미는 역시나 온천이다. 가고시마 중심부에 자리한 기리시마 온천은 다이쇼 시대부터 운영돼온 온천식 공중 목욕탕이다. 특히 이곳은 에도시대에 건설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도 유명하다. 뜨거운 알칼리성 온천물에 몸을 담그며 몸의 피로는 물론 일상의 고민과 상념 또한 씻어내 본다.
“이건 꼭 맛봐야 해”• 현지인이 추천하는 가고시마 도심 맛집 •
흑돼지 돈가스 쿠로부타(黒福多)
가고시마를 대표하는 음식 중 일순위는 흑돼지다. 일본어로 ‘쿠로부타(黒豚)’라고 일컫는데, 이는 약 400년 전 가고시마로 수입된 버크셔 품종의 돼지고기에서 유래되었다. 쿠로부타는 주로 돈가스로 즐겨 먹는다. 텐몬칸에 ‘쿠로부타’라는 유명한 돈가스 맛집이 있다. 일본어로 번역하면 식당 이름이 ‘흑돼지’인 셈이다.
쿠로부타(黒福多)
이곳의 인기 메뉴인 돈가스는 식당 이름을 고스란히 반영한 모습이다. 검은 빵가루를 입혀 튀긴 돈가스는 외양이 숯덩이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반전은 그 맛에 있다. 빵가루 속 하얀 속살을 내보이는 고기를 한입 베어 물면 육즙과 육향의 조화가 고기 맛의 부드러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돈가스 한 그릇으로는 성에 차지 않을 만큼 순식간에 흑돼지가 위속으로 사라져버리니, 추가 주문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신선한 참치의 맛 야마다야 식당(山田屋食堂)
식당 외관상 퍼뜩 감이 왔다. 현지인이 추천하는 식당이 아니고서 절대 찾을 수 없는, 외진 골목에 위치해 그 주변 어르신들이 오랜 단골로 삼을 법한 그런 식당이다. 규슈 출신 일본인 친구가 이곳을 추천해줬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참치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어서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방문했다.
야마다야 식당(山田屋食堂)
한데 웬걸,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오늘부터 참치를 좋아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30년간 신선한 참치를 요리해 온 이곳에서 친구의 추천대로 참치 절임 덮밥을 주문했는데, 참치와 밥, 간장의 조화가 더도 덜도 말고 완벽했다. ‘야마다야 식당’에서는 다양한 부위의 참치를 맛보는 기회는 물론, 점심시간에 방문한다면 런치메뉴를 선택해 다소 저렴한 참치정식 한상을 맛볼 수 있다.
해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시장식당 죠난점(市場食堂 城南店)
가고시마는 해산물이 명물인 지역이다. 때문에 앞서 언급한 참치에 외에도 더 다양한 해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수산시장에 가야 한다. 하지만 서울의 노량진수상시장을 기대해선 안 된다. 일단 가고시마 수산시장은 워터프론트 공원에서 남쪽으로 약 1km 떨어져 있다. 사쿠라지마 화산과 해안가의 풍경을 벗삼아 걷다 보면 금세 비릿한 생선 냄새가 코끝에 닿는다.
시장식당 죠난점(市場食堂 城南店)
이곳 수산시장은 도매상이 중심이 되어 판매가 이뤄져 일반적으로 관광객의 방문이 불가하다. 생선 거래가 이뤄지는 현장은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이를 맛보는 경험은 주변 식당에서 가능하다. 그중 ‘시장식당 죠난점’이 가장 인기 있는 맛집이다. 줄 서는 식당으로 유명해 웨이팅은 기본이다. 고등어와 그날의 추천 생선이 담긴 사시미 정식, 계절마다 바뀌는 제철 요리가 인기 메뉴다. 사시마 정식을 맛보고서 그 신선한 맛에 매료되어 다음날 또 방문하지 않을 수 없었던 곳이다.
담백한 맛이 일품 라멘 코킨타(ラーメン 小金太)
일본에 왔으니 라멘이 빠질 수야 없지. 일본은 지역별로 저마다의 개성과 특색이 담긴 다양한 라멘이 있다. 가고시마에 왔으니 이곳의 라멘을 맛봐야 하는데, 사실 라멘 식당은 도심에 한 집 건너 하나씩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맛집을 선별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라멘 코킨타(ラーメン 小金太)
그래서 현지인의 추천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지인들의 의견을 추린 결과, 텐몬칸에 위치한 ‘코킨타 식당’을 방문했다. 가고시마식 라멘은 규슈 지역의 다른 도시처럼 돼지 뼈 육수를 기본으로 하는 돈코츠 스타일에 속하지만, 그 맛은 진하지 않고 담백한 편이다. 육수가 펄펄 끓고 있는 냄비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오픈 주방 앞 테이블에 앉아 먹는 식당 구조는 마치 일본의 음식 드라마를 떠올리게 한다. 라멘은 담백한 맛이지만, 분위기는 깊고 진한 멋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글과 사진 추효정(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17호(26.02.10) 기사입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활화산인 사쿠라지마 화산
일본의 대표적인 활화산, 사쿠라지마
가고시마에 도착한 날, 호스텔 주방 한편에 앉아 인근 마트에서 사온 ‘벤또(도시락)’로 허겁지겁 빈 속을 달랬다. 역시나 시장이 반찬이다. 밥 한 톨 남김없이 꿀꺽 해치우고 나자 그제서야 시선에 여유가 찾아 들었다. 곧장 옆 테이블에 앉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아 있던 여행자와 말문을 텄고, 얼마 안 가 다른 여행자들까지 합세하며 이야기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그중 메인은 사쿠라지마 화산의 폭발적 분화에 관한 것이었다.
이틀 전 새벽과 오전, 화산 폭발이 발생해 화산재 낙하 경보가 발령되고, 화산재와 연기가 최대 4,400m 상공까지 치솟았다는 얘기였다. 그날 운이 좋게도 호스텔 루프톱에서 이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 이가 대화의 주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어느 각도에서도 화산을 조망할 수 있는 사쿠라지마섬 마을 풍경
칠흑 같은 밤하늘 가운데 번개와 함께 거대한 검은 연기가 솟구치는 활 릴게임종류 화산의 위력을 감상한 여행자의 후기는 흡사 무용담처럼 들렸는데, 이때 무리에 끼어든 한 일본인 남성이 “거참, 매일 보는 걸 가지고…”라며 대화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달리 해석하면 “거참 외국인 여행자들, 별것도 아닌 일에 유난들 떨지 마소”라는 말이었다. 유난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전 세계 여행자들이 가고시마를 찾는 릴게임5만 이유 중 가장 큰 배경은 바로 사쿠라지마 화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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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내세우는 관광자원 중 첫째는 활화산이다. 일본 전역에 이를 대표 야마토게임방법 하는 활화산이 여럿 자리하는데, 그중 사쿠라지마 화산, 즉 ‘온타케산’은 일본 전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분화 활동을 나타내는 활화산 중 하나다.
사쿠라지마는 2만 6,000년 전 생성된 화산섬이다. 1914년까지는 섬이었던 사쿠라지마는 이 시기 대규모 분화로 흘러나온 용암이 바다를 메우면서 동쪽의 오스미반도와 섬이 연결, 현재의 반도가 형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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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내부로 들어갈수록 검은 화산재로 뒤덮인 길이 많아지기 때문에, 산책의 즐거움은 일단 포기해야 하지만, 그 대신 매일같이 분화하는 활화산의 위용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끊임없이 연기를 뿜어내며 하루에도 여러 차례 소규모 분화가 일어나는 화산의 일상이 섬 곳곳에 고스란히 자취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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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화산의 분화구를 제대로 보기 위해 아라무라 전망대에 올랐다. 해발 약 75m의 약간 높은 위치에서 사쿠라지마의 분화구를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이곳에는 잘 닦인 산책로로 연결된 여러 개의 전망대가 자리해 있다.
마침내 전망대에 닿았다. 왼편으로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분화구의 절경이, 오른편으로는 사쿠라지마 해안선의 아름다운 경치가 한눈에 펼쳐졌다. 자연의 풍광에 빠져들다 산책로 중간마다 설치된 대피용 구조물과 그 주변에 쌓여 있는 안전모를 확인한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위에서 부터) 아라무라 전망대 전경, 아라무라 전망대로 이어지는 산책로, 산책로에 설치된 대피용 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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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심에서 바라다본 사쿠라지마 화산, 워터 프론트 공원의 마리나 전경, 명동처럼 느껴진 텐몬칸 쇼핑 지구 전경
도심을 탐험하겠다고 시작된 발걸음이 어쩌다 화산활동을 목격하며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한데 다시 또 삼천포로 빠지지 않으리란 보장을 할 수가 없다. 도심 어디서나 저 멀리 웅장하게 우뚝 솟아 있는 화산이 병풍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것 때문에 도심 산책이 제법 특별해졌다(물론 현지인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가고시마 도심은 일본 남부 규슈 최대 규모의 유흥가인 텐몬칸 거리가 중심을 이룬다. 서울로 치면 명동 같은 거리다. 쇼핑몰과 식당, 카페, 술집 등이 거리 곳곳에 형성되어 있고, 도심의 내로라하는 맛집은 여기에 다 모여 있다.
밤이 더 화려한 선술집 골목 풍경, 도심을 상징하는 100년 전통의 가고시마 노면전차
사실 텐몬칸은 규슈 최대 규모의 유흥가로 지칭되지만, 막상 이곳에 발을 들이면 외관상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그도 그럴 게 ‘텐몬칸’은 ‘전체 쇼핑 지구’를 일컫는 말이기 때문이다. 전차 정류장을 중심으로 여러 갈래로 쇼핑 지역이 나눠져 형성되어 있는데, 한 지역에만 국한되어 규모를 따지면 으레 실망할 수밖에 없다.
쇼핑 아케이드뿐 아니라 공원과 신사 등도 텐몬칸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그 밖에도 텐몬칸 일대를 산책하다 보면 좁은 골목길에 숨어 있는 작은 식당이나 선술집을 보물찾기하듯 발견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도심을 상징하는 100년 전통의 가고시마 노면전차
봄이 되면 벚꽃 인파가 많이 찾는 구고츠키 강변 야경
강변부터 온천까지, 자연과 유적을 살피다
텐몬칸에서 시작된 도심 산책은 고츠키 강변을 지나 중앙역과 시로야마 지역으로 이어졌다. 가고시마의 자연환경과 역사유적이 이 일대에 하나둘 자리해 있어 나직이 걸으며 둘러볼 만하다. 먼저 고츠키 강변 산책로에는 약 500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있다고 하는데, 화창한 봄날이 되면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멀리서도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강변에 조성된 다카미 다리 주변에는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 등 일본 근대화에 기여한 유명 역사적 인물들이 태어나고 자란 장소를 알리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이 중 근대 일본의 초석이자 ‘마지막 사무라이’로 일컬어지는 사이고 다카모리는 1828년 가고시마에서 태어나 자란 대표적인 인물이다.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으며, 250년 이상 지속된 에도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근대 일본의 초석인 메이지유신을 성립시킨 장본인으로 유명하다.
메이지 시대 하급 무사들의 주거 형태를 볼 수 있는 전시 공간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 실제 모델, 사이고 다카모리
메이지유신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일본은 상상조차 힘들 만큼 일본 근현대사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상은 가히 절대적이다. 한데 일본에서는 영웅으로 추앙받는 그이지만 정한론을 주장했던, 한국에서는 조선 침략의 원흉으로 인식되는 인물이기에 의미는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친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일본 내에서 그의 위상이 절대적인 데에는 그가 하급 무사 출신이라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 고츠키 강변에는 후타츠야라 불리는 주거 전시 공간이 있는데, 지푸라기로 엮은 지붕 아래 작은 부엌과 방을 중심으로 구성된 협소한 내부 등 당시 풍요롭지 못했던 메이지시대 하급 무사들의 주거 형태를 엿볼 수 있는 장소다.
시로야마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다본 일몰 풍경
1877년 세이난 전쟁의 마지막 격전지이자 전쟁에서 패한 사이고 다카모리가 자결한 곳으로 널리 알려진 시로야마 지역. 일몰 시간에 맞춰 시로야마 지역의 가장 높은 곳, 공원 전망대에 올랐다. 해발 107m의 작은 산의 꼭대기에서 사쿠라지마를 비롯해 주변 금강만과 가고시마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야경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해 일몰 무렵이면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이곳 일대에는 여러 갈래로 산책코스가 조성되어 있는데, 수령 400~500년 이상 된 나무와 600종 이상의 식물이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이기도 하다.
가고시마시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기리시마 온천
듣던 대로 찬란했던 야경을 뒤로하고 산책코스를 따라 하산했다. 여행지에서 해가 진 후의 헛헛한 마음이 으레 찾아온다. 이 익숙한 마음을 온천으로 달랬다. 도심 탐방의 대미는 역시나 온천이다. 가고시마 중심부에 자리한 기리시마 온천은 다이쇼 시대부터 운영돼온 온천식 공중 목욕탕이다. 특히 이곳은 에도시대에 건설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도 유명하다. 뜨거운 알칼리성 온천물에 몸을 담그며 몸의 피로는 물론 일상의 고민과 상념 또한 씻어내 본다.
“이건 꼭 맛봐야 해”• 현지인이 추천하는 가고시마 도심 맛집 •
흑돼지 돈가스 쿠로부타(黒福多)
가고시마를 대표하는 음식 중 일순위는 흑돼지다. 일본어로 ‘쿠로부타(黒豚)’라고 일컫는데, 이는 약 400년 전 가고시마로 수입된 버크셔 품종의 돼지고기에서 유래되었다. 쿠로부타는 주로 돈가스로 즐겨 먹는다. 텐몬칸에 ‘쿠로부타’라는 유명한 돈가스 맛집이 있다. 일본어로 번역하면 식당 이름이 ‘흑돼지’인 셈이다.
쿠로부타(黒福多)
이곳의 인기 메뉴인 돈가스는 식당 이름을 고스란히 반영한 모습이다. 검은 빵가루를 입혀 튀긴 돈가스는 외양이 숯덩이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반전은 그 맛에 있다. 빵가루 속 하얀 속살을 내보이는 고기를 한입 베어 물면 육즙과 육향의 조화가 고기 맛의 부드러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돈가스 한 그릇으로는 성에 차지 않을 만큼 순식간에 흑돼지가 위속으로 사라져버리니, 추가 주문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신선한 참치의 맛 야마다야 식당(山田屋食堂)
식당 외관상 퍼뜩 감이 왔다. 현지인이 추천하는 식당이 아니고서 절대 찾을 수 없는, 외진 골목에 위치해 그 주변 어르신들이 오랜 단골로 삼을 법한 그런 식당이다. 규슈 출신 일본인 친구가 이곳을 추천해줬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참치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어서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방문했다.
야마다야 식당(山田屋食堂)
한데 웬걸,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오늘부터 참치를 좋아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30년간 신선한 참치를 요리해 온 이곳에서 친구의 추천대로 참치 절임 덮밥을 주문했는데, 참치와 밥, 간장의 조화가 더도 덜도 말고 완벽했다. ‘야마다야 식당’에서는 다양한 부위의 참치를 맛보는 기회는 물론, 점심시간에 방문한다면 런치메뉴를 선택해 다소 저렴한 참치정식 한상을 맛볼 수 있다.
해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시장식당 죠난점(市場食堂 城南店)
가고시마는 해산물이 명물인 지역이다. 때문에 앞서 언급한 참치에 외에도 더 다양한 해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수산시장에 가야 한다. 하지만 서울의 노량진수상시장을 기대해선 안 된다. 일단 가고시마 수산시장은 워터프론트 공원에서 남쪽으로 약 1km 떨어져 있다. 사쿠라지마 화산과 해안가의 풍경을 벗삼아 걷다 보면 금세 비릿한 생선 냄새가 코끝에 닿는다.
시장식당 죠난점(市場食堂 城南店)
이곳 수산시장은 도매상이 중심이 되어 판매가 이뤄져 일반적으로 관광객의 방문이 불가하다. 생선 거래가 이뤄지는 현장은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이를 맛보는 경험은 주변 식당에서 가능하다. 그중 ‘시장식당 죠난점’이 가장 인기 있는 맛집이다. 줄 서는 식당으로 유명해 웨이팅은 기본이다. 고등어와 그날의 추천 생선이 담긴 사시미 정식, 계절마다 바뀌는 제철 요리가 인기 메뉴다. 사시마 정식을 맛보고서 그 신선한 맛에 매료되어 다음날 또 방문하지 않을 수 없었던 곳이다.
담백한 맛이 일품 라멘 코킨타(ラーメン 小金太)
일본에 왔으니 라멘이 빠질 수야 없지. 일본은 지역별로 저마다의 개성과 특색이 담긴 다양한 라멘이 있다. 가고시마에 왔으니 이곳의 라멘을 맛봐야 하는데, 사실 라멘 식당은 도심에 한 집 건너 하나씩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맛집을 선별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라멘 코킨타(ラーメン 小金太)
그래서 현지인의 추천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지인들의 의견을 추린 결과, 텐몬칸에 위치한 ‘코킨타 식당’을 방문했다. 가고시마식 라멘은 규슈 지역의 다른 도시처럼 돼지 뼈 육수를 기본으로 하는 돈코츠 스타일에 속하지만, 그 맛은 진하지 않고 담백한 편이다. 육수가 펄펄 끓고 있는 냄비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오픈 주방 앞 테이블에 앉아 먹는 식당 구조는 마치 일본의 음식 드라마를 떠올리게 한다. 라멘은 담백한 맛이지만, 분위기는 깊고 진한 멋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글과 사진 추효정(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17호(26.02.1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