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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헌법에 영토조항은 어떻게 써야 한다는 거죠?”
헌법 3조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또 1948년 영토조항 제정 이후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아 헌법에 영토를 지리적으로 명시한 것에 대해 우리 국민은 매우 익숙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개헌 논의에 영토조항 개폐도 포함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 위와 같이 묻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혹자는 ‘영토는 주권 국가의 기본인데, 영토조항을 없애자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절대로 바꿔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전 세계 헌법의 약 87 야마토릴게임 %가 영토 개념을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영토의 구체적인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헌법은 14%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나라는 “국가는 불가분이다”, “국가의 영역은 법률로 정한다”, “주권은 국가 영역 안에서 행사된다”는 식으로 개념적으로 언급하지 지리적으로 명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헌법학자인 오란 도일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 릴게임방법 지 교수는 국제헌법학회지(I·CON)에 게재한 논문 ‘영토의 침묵하는 헌법’에서 “영토란 헌법에 명시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법체계가 작동하는 지리적 범위에 대한 공통의 관습적 합의로서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한국의 영토조항은 두 가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나는 헌법 제정 당시에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야마토게임다운로드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정체성 하에 기존의 관습적 이해를 공식화한 것이고, 또 하나는 현재는 실효적으로 지배하지 않더라도 유사시 해당 지역에 대한 연고권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다. 유사한 사례는 중국과 아일랜드 헌법에서 찾을 수 있지만, 그 차이점도 주목할 필요는 있다.
중국 헌법 전문에는 “대만을 중국의 신성한 영토의 일부로 본다”는 내용 알라딘릴게임 이 있다. 하지만 대만은 유엔 회원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국과 조선(북한)이 1991년에 유엔 회원국으로 동시에 가입한 것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와의 분쟁 당시 한국 헌법과 유사하게 “국가의 영토는 아일랜드 섬 전체와 그 부속 도서 및 영해를 포함한다”고 헌법에 규정했었다. 그런데 아일랜드는 1998년 벨파스트 협정 이후 이 조항을 손오공릴게임 삭제하고 “아일랜드 섬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은 아일랜드 민족의 일부가 될 권리를 가진다”라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당시 북아일랜드가 아일랜드 헌법이 북아일랜드 주민의 자결권을 무시하고 있다며 영토조항 개정을 강력히 요구했던 것이 주효했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일랜드는 헌법의 영토를 지우는 대신에 교류협력을 택했는데, 그 결과 북아일랜드와의 통합이 가속화되어왔다. ‘바늘구멍’조차 찾기 힘들 정도로 꽉 막힌 남북관계의 미래를 설계할 때 유의미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이정표에 해당하는 평화협정과 관련해서도 중대한 함의를 지닌다. 평화협정 협상이 시작되면, 조선은 한국 헌법이 자신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헌법 개정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한국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조선이 북아일랜드와 달리 유엔 회원국이고, 최근 한국 헌법의 영토조항을 집중적으로 문제삼고 있기에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진다. 특히 평화협정의 중요한 조항 가운데 하나는 경계선(조선은 국경선이라고 부름) 획정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할 때, 정전협정에서 합의한 군사분계선을 경계선으로 획정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정전협정은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및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을 다른 일방으로 하는 한국(한반도)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이고, 그 서문에는 “이 조건과 규정들의 의도는 순전히 군사적 성질에 속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에 반해 평화협정은 군사 문제뿐만 아니라 주권과 영토, 정치·행정 문제를 포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평화협정이 정전협정이나 휴전협정을 단순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보다 포괄적인 상위의 규범이라는 뜻이다. 이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이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한국과 조선이 상대의 정치적 독립과 주권·영토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 즉 ‘주권의 상호 인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화협정은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해왔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는 있다. 또 우리 스스로 평화협정을 준비해야만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잡을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 한국의 ‘평화공존론’과 조선의 ‘적대적 두 국가론’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현실부터 하나둘씩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헌법의 영토조항이 남북 간의 엇갈림에 중심에 포진해 있다. 국내에선 다양한 관점에서 개헌 논의가 이뤄져왔지만, 영토조항은 예외로 남아 있다. 이에 반해 조선은 한국의 대북 적대성의 근원을 영토조항에서 찾으면서 한국이 이를 바꾸지 않을 것이기에 한국의 적대성은 본질적으로 달라질 수 없다고 본다.
이 글을 쓰고 있을 때 조선이 9차 당대회에 돌입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조선은 이미 노동당 규약과 헌법을 바꿔 ‘남조선 혁명론’이나 자신의 영토를 ‘조선반도 전체’로 간주한 조항을 삭제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영토조항 신설을 통한 국경선 선포를 저울질해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이번 당대회의 초미의 관심은 김정은 정권이 예고했던 ‘적대적 두 국가’를 당대회 결정에 포함하고 후속 조치로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영토 조항을 개정 헌법에 담을 것인가로 모아진다.
이러한 점들을 두루 고려할 때, 우리도 영토조항 개정 논의를 차분히 시작해보는 게 어떨까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 세계적으로 지리적 경계를 명시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영토조항 개정을 논의할 때 유연성과 실용성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물론 실제 개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기에, 이에 앞서 국가보안법과 “북한급변사태” 발생시 흡수통일 계획을 담고 있는 ‘충무계획’, 그리고 전시 무력흡수통일 계획이 포함된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과 연합훈련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빠를수록 좋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wooksik@gmail.com
이재명 대통령이 2월 20일에 열린 3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헌법 3조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또 1948년 영토조항 제정 이후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아 헌법에 영토를 지리적으로 명시한 것에 대해 우리 국민은 매우 익숙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개헌 논의에 영토조항 개폐도 포함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 위와 같이 묻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혹자는 ‘영토는 주권 국가의 기본인데, 영토조항을 없애자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절대로 바꿔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전 세계 헌법의 약 87 야마토릴게임 %가 영토 개념을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영토의 구체적인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헌법은 14%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나라는 “국가는 불가분이다”, “국가의 영역은 법률로 정한다”, “주권은 국가 영역 안에서 행사된다”는 식으로 개념적으로 언급하지 지리적으로 명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헌법학자인 오란 도일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 릴게임방법 지 교수는 국제헌법학회지(I·CON)에 게재한 논문 ‘영토의 침묵하는 헌법’에서 “영토란 헌법에 명시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법체계가 작동하는 지리적 범위에 대한 공통의 관습적 합의로서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한국의 영토조항은 두 가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나는 헌법 제정 당시에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야마토게임다운로드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정체성 하에 기존의 관습적 이해를 공식화한 것이고, 또 하나는 현재는 실효적으로 지배하지 않더라도 유사시 해당 지역에 대한 연고권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다. 유사한 사례는 중국과 아일랜드 헌법에서 찾을 수 있지만, 그 차이점도 주목할 필요는 있다.
중국 헌법 전문에는 “대만을 중국의 신성한 영토의 일부로 본다”는 내용 알라딘릴게임 이 있다. 하지만 대만은 유엔 회원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국과 조선(북한)이 1991년에 유엔 회원국으로 동시에 가입한 것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와의 분쟁 당시 한국 헌법과 유사하게 “국가의 영토는 아일랜드 섬 전체와 그 부속 도서 및 영해를 포함한다”고 헌법에 규정했었다. 그런데 아일랜드는 1998년 벨파스트 협정 이후 이 조항을 손오공릴게임 삭제하고 “아일랜드 섬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은 아일랜드 민족의 일부가 될 권리를 가진다”라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당시 북아일랜드가 아일랜드 헌법이 북아일랜드 주민의 자결권을 무시하고 있다며 영토조항 개정을 강력히 요구했던 것이 주효했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일랜드는 헌법의 영토를 지우는 대신에 교류협력을 택했는데, 그 결과 북아일랜드와의 통합이 가속화되어왔다. ‘바늘구멍’조차 찾기 힘들 정도로 꽉 막힌 남북관계의 미래를 설계할 때 유의미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이정표에 해당하는 평화협정과 관련해서도 중대한 함의를 지닌다. 평화협정 협상이 시작되면, 조선은 한국 헌법이 자신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헌법 개정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한국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조선이 북아일랜드와 달리 유엔 회원국이고, 최근 한국 헌법의 영토조항을 집중적으로 문제삼고 있기에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진다. 특히 평화협정의 중요한 조항 가운데 하나는 경계선(조선은 국경선이라고 부름) 획정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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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고 있을 때 조선이 9차 당대회에 돌입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조선은 이미 노동당 규약과 헌법을 바꿔 ‘남조선 혁명론’이나 자신의 영토를 ‘조선반도 전체’로 간주한 조항을 삭제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영토조항 신설을 통한 국경선 선포를 저울질해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이번 당대회의 초미의 관심은 김정은 정권이 예고했던 ‘적대적 두 국가’를 당대회 결정에 포함하고 후속 조치로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영토 조항을 개정 헌법에 담을 것인가로 모아진다.
이러한 점들을 두루 고려할 때, 우리도 영토조항 개정 논의를 차분히 시작해보는 게 어떨까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 세계적으로 지리적 경계를 명시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영토조항 개정을 논의할 때 유연성과 실용성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물론 실제 개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기에, 이에 앞서 국가보안법과 “북한급변사태” 발생시 흡수통일 계획을 담고 있는 ‘충무계획’, 그리고 전시 무력흡수통일 계획이 포함된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과 연합훈련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빠를수록 좋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wooksik@gmail.com
이재명 대통령이 2월 20일에 열린 3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