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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도시 목회에 매진하던 목회자가 있었다. 사역은 쉴 틈 없이 이어졌고 교회는 성장했지만 ‘관리 중심’의 목회에 대한 회의감, 그리고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잃어버린 삶에 대해 아쉬움이 커졌다. 결국 그는 2014년 연고도 없는 경남 함안으로 내려가 맨땅에서 새로운 목회를 시작했다. 조항철(52) 경남 함안 비전교회 목사의 이야기다.
귀농 목회 11년 차에 접어든 조 목사는 ‘비전 빌리지(Vision Village)’라는 독창적인 사역 플랫폼을 통해 교회를 넘어 기독교 마을 공동체를 일구며 농촌 목회의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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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기둥으로 세워진 비전 빌리지


조 목사가 소개하는 비전 빌리지 사역은 비전교회 비전농장 비전빌라 비전학교라는 네 가지 핵심 영역으로 구성된다. 이는 단순히 교회를 중심으로 한 신앙 활동을 넘어 지역 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삶의 전반을 아우르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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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교회는 전 연령대가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는 건강한 신앙 공동체를 추구한다. 모든 성도가 사무총회를 통해 교회의 중요 의사를 직접 결정하며 특히 교회 재정의 50%를 전도와 구제 등 이웃을 섬기는 데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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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목사. 장진현 포토그래퍼


비전농장은 교회와 지역 농가를 잇는 상생의 플랫폼이다. 교회 주변 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도시 교회에 연결해 판매하며 이를 통해 발생하는 수천만원의 수익금은 전액 농부들에게 돌아간다. 교회는 중간에서 어떤 이익도 취하지 않음으로써 진정한 섬김을 실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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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빌라는 귀농·귀촌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보금자리 사역이다. 초기 정착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거처를 제공하고 훗날 이들이 소천할 때 사시던 집을 기증받아 은퇴 선교사·목회자를 위한 안식관이나 미혼모, 가출 청소년을 위한 임시 보호소 등 복지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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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터전이다. 2020년 폐교 후 청소년 수련원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기증받아 기독교 대안학교 설립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이곳을 거점으로 외국인 농촌 계절 근로자들을 위한 사역도 시작하며 섬김의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관리 목회에서 삶의 목회로… 가정을 되찾았습니다”




조 목사는 귀농 목회를 시작하며 가장 큰 변화로 목회의 본질을 꼽았다. 그는 “도시에서의 목회가 수많은 행사와 조직 관리 중심이었다면 농촌에서의 목회는 삶 자체가 목회가 되는 경험”이라고 고백했다.
성도 수는 적어졌지만 건축이나 농사일을 함께하며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훨씬 더 깊이 다가가게 됐다. 그는 “성도들과 삶이 밀착되면서 그들의 아픔과 기쁨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고 이러한 경험이 설교와 사역에 그대로 녹아들고 있다”고 말했다.



조항철 비전교회 목사. 장진현 포토그래퍼


농촌 목회의 가장 큰 매력으로는 가정의 회복을 주저 없이 이야기했다. 도시에서는 바쁜 사역 탓에 아이들이 아빠를 만나러 교회에 와야 할 정도였지만, 농촌에서는 해가 지면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가정예배를 드리는 일상이 가능해졌다.
조 목사는 “아내와 차를 마시며 대화하고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서 가정이 더욱 행복해졌다”며 “이는 도시 목회의 경쟁 구도와 잦은 성도 이동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적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농촌 목회, 두려워 말고 도전하세요”


많은 젊은 목회자들이 농촌 사역을 꺼리는 현실에 대해 조 목사는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신학교에서 배울 기회도, 현장에서 배울 부교역자 자리도 부족한 현실이 그 선입견을 키운다는 것이다.

그는 “도시와 농촌 목회 중 어느 한쪽이 더 쉽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농촌 목회에는 분명 도시에서는 찾기 힘든 매력과 장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 목사는 ‘비전 빌리지’ 모델을 잘 정착시키고 확장해 한국의 어느 농어촌에나 적용 가능한 목회 모델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농어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 간의 네트워크 형성이 절실하다”며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여 이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귀한 발판이 마련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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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조 목사의 농촌 목회 경험과 비전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 ‘2025 국민팜엑스포’ 홍보 영상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기독교 종합일간지 국민일보가 주최하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농촌 목회 & 크리스천 귀농·귀촌 컨설팅’이 진행되며 농촌 목회 방법과 귀농·귀촌 정착 생활 전반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 100여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해 귀농·귀촌 정책과 지원 정보를 상세히 제공한다. 특히 국내 최고 입시 전문가인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직접 ‘농어촌 특별전형 입시설명회’를 진행해 자녀 교육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박람회 현장에서는 지역 특산품 품평회, 먹거리 장터, 희귀 곤충과 파충류 체험전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가 마련되며, 사전 등록 후 방문하는 관람객에게는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된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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