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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15일 미국 조지아대 국제문제연구소에서 고인이 ‘평화학의 창시자’ 요한 갈퉁 교수와 한반도 평화구축 해법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재미동포 학자 겸 평화운동가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가 지난 20일 별세했습니다.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나 평양, 대구, 서울을 거쳐 1965년 미국에 건너가 87년 생을 마감한 거죠. 유년기에 중국 국공내전에서 힘겹게 살아남고, 소년기에 한국전쟁의 끔찍한 참상을 겪은 뒤, 청년기부터 평화에 미쳐 한평생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에 헌신한 분입니다. 선생은 1970년부터 조 쿨사이다릴게임 지아대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하고, 1981년부터 50여차례 평양을 방문하며 조선(북한)을 연구했습니다. 1995년엔 국제문제연구소를 설립해 평화 연구를 넘어 적극 실천했고요. 한국-조선-미국 사이에 갈등과 위기가 생기면 해결사 역할을 맡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널리 알려졌지요. 첫째, 1994년 미국이 이른바 ‘북핵 문제’로 조선 알라딘릴게임 을 폭격하려고 할 때 카터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주선해 한반도전쟁 위기를 해소했습니다. 둘째, 2009년 미국 언론인 2명이 조선에 구금됐을 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도록 주선해 북미 갈등을 해결하도록 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얘기도 몇가지 소개합니다. 첫째,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선생에게 릴게임꽁머니 조선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미국은 김일성 주석 사망과 경제난으로 고통에 처한 조선이 한두명이라도 보내 애틀랜타 올림픽을 빛내주기를 원했거든요. 선생은 애틀랜타의 대기업 델타항공과 코카콜라의 협찬으로 조선 선수단 수십명이 참가할 수 있도록 주선했습니다. 그 올림픽에서 계순희 유도선수가 금메달을 딴 거죠. 둘째, 조선이 1990년대 후반 온라인야마토게임 부터 극심한 식량난에 빠지자 농업 분야의 생산성을 높여 북녘 동포의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 1997년부터 조선과 미국 농업대표단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셋째, 2002년 이른바 ‘제2차 북핵 위기’가 고조되자 이를 해소하고 조미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2003년 워싱턴-평양 포럼을 주선했습니다. 넷째, 한국-조선-미국 정부 간 소통 창구가 막혀 릴게임사이트추천 있던 2011년엔 세 나라 전·현직 관료, 학자, 언론인들을 자택과 대학으로 초청해 이른바 ‘트랙2 회담’을 열기도 했습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간디·킹·이케다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2001년 제정된 이 상을 받은 사람 중 8명이나 노벨평화상을 받았기에 ‘예비 노벨평화상’이라 평가받는 큰 상이죠. 2021년엔 ‘한국의 노벨평화상’이라 불리는 ‘한겨레통일문화상’을 받았고요. 2022년엔 조지아대가 선생의 학문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딴 ‘박한식 평화학 교수직’(Han S. Park Professorship of Peace Studies)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한 100만달러 기금이 조금 덜 모여 아직 자리가 채워지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선생은 2015년 퇴임하고 저술과 대담·강연에 힘써왔는데, 45년간 미국 대학에서 영어로 가르치며 영문 책을 펴내다 한국어로 강의하고 한글책을 펴내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2018년 출판된 ‘선을 넘어 생각한다’와 2021년 나온 자서전 ‘평화에 미치다’는 조선과 통일, 평화 문제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겐 필독서가 됐습니다. 자서전은 영어로 번역돼 2023년 출판됐고요. 2020년부터 ‘박한식 사랑방’을 통해 매월 한번 전세계 한인 동포를 상대로 화상 강의한 내용은 2022년 ‘안보에서 평화로’, 2024년 ‘인권과 평화’로 나왔습니다. 그의 대표 영문 저서 ‘세계화:축복인가 저주인가?’(2018, 2022 증보판)는 재작년에 한국어로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에 두번이나 걸려 건강을 많이 잃은 터에 사모님까지 몇년간 병상에 누워 지내다 2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얼마나 애처가였는지 며칠 동안 통곡하다시피 울었다더군요. 작년 12월엔 침대에서 떨어져 입원해 수술까지 받았는데도 이명권 열린서원 대표가 진행해오던 화상 대담을 1월 중순까지 이어갔습니다. 마침 그게 마지막 편이어서 3월쯤 ‘한반도 평화통일을 저해하는 열가지 병과 극복방안’이란 가제의 유고집으로 나올 것 같군요. 선생이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한 미국의 제자 겸 후배 장유선 교수는 선생이 남긴 방대한 구술을 기록으로 옮기겠다고 선생에게 약속했는데 이 역시 유고 자료집이 되겠고요.
선생은 “꽉 막힌 남북관계에 바늘구멍이라도 뚫어보겠다”며 “선제적이고 일방적으로 대북 유화조치를 취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발표를 좋아했습니다. 이에 비무장지대나 개성에 통일평화대학을 세우고 싶다는 선생의 평생소원을 생전에 이루기 위해서라도 남북 정부 간 대화를 주선해달라고 제가 은밀하게 부탁했지요. 흔쾌히 동의했는데 이루지 못하고 떠난 게 몹시 아쉽습니다.
유언에 따라 장례는 가족끼리만 조용히 치르기로 했기에 선생의 제자와 후배들이 오는 5월쯤 추모식을 가지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떠난 사모님과 저세상에서 안식을 취하며, 생전에 가까이 지내다 2024년 작고한 요한 갈퉁 교수와 지미 카터 대통령 그리고 2025년 별세한 오인동 의사와 함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해주기 바랍니다. 감사와 사랑과 존경으로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
이재봉/원광대 정치외교학·평화학 명예교수
재미동포 학자 겸 평화운동가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가 지난 20일 별세했습니다.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나 평양, 대구, 서울을 거쳐 1965년 미국에 건너가 87년 생을 마감한 거죠. 유년기에 중국 국공내전에서 힘겹게 살아남고, 소년기에 한국전쟁의 끔찍한 참상을 겪은 뒤, 청년기부터 평화에 미쳐 한평생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에 헌신한 분입니다. 선생은 1970년부터 조 쿨사이다릴게임 지아대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하고, 1981년부터 50여차례 평양을 방문하며 조선(북한)을 연구했습니다. 1995년엔 국제문제연구소를 설립해 평화 연구를 넘어 적극 실천했고요. 한국-조선-미국 사이에 갈등과 위기가 생기면 해결사 역할을 맡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널리 알려졌지요. 첫째, 1994년 미국이 이른바 ‘북핵 문제’로 조선 알라딘릴게임 을 폭격하려고 할 때 카터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주선해 한반도전쟁 위기를 해소했습니다. 둘째, 2009년 미국 언론인 2명이 조선에 구금됐을 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도록 주선해 북미 갈등을 해결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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