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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합니다.]
연출가 김시번 [본인 제공]
야마토게임무료다운받기연극인 김시번 연출을 이야기할 때, 많은 이는 그가 대배우 이순재와 예술의전당(2021년)과 LG아트센터(2023년)에서 공연한 '이순재의 리어왕'을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셰익스피어 원작이 배경으로 한 당시 시대를 충실히 재현한 고증과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등 여러 가지 화제가 많았던 '블록버스터' 연극의 연출자라는 사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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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비극 '리어왕' 연극으로 만나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배우 이순재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SNU장학빌딩에서 열린 연극 '리어왕: KING LEAR' 연습실 공개 및 간담회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2023.5.10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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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그의 연극을 떠받치는 기둥은 '연극이 사회와 어떻게 숨을 맞출 것인가'에 대한 집요한 '사유'다. 그는 평생 연극이 어떻게 하면 사회적 기능을 할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현실 속 다양한 사회 문제(광우병, 세월호, 청년 실업 등)를 직접 쓰고 작품에 담아왔다. 그래서 오랫동안 그를 봐온 동료 연극인은 릴게임사이트 그가 연극을, 이념을 위한 도구로 환원하지도, 순수한 오락으로 내려 앉히지도 않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김시번이 바라보는 연극은 동시대인의 숨결이 가장 농축된 자리, 지금 여기의 삶과 가치가 정면으로 부딪치는 현장이다.
현실 이슈 담아 로맨스, 풍자극, SF까지 선보여
2010년대, 한국 사회가 야마토게임방법 '헬조선'이라는 자조적 표현으로 요약되던 시절에 김시번은 특히 정치·사회적 이슈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을 연달아 발표했다. 그의 작품은 딱딱한 재현 대신 장르와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차용한다.
연극 '오빠 나랑 사귈래요' [극단 성난발명가들 제공]
'오빠, 나랑 사귈래요?'(2013)는 로맨틱 코미디로 위장한 사회 풍자극이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팔지 못한 약으로 원룸을 가득 채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슬픈 실제 사연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빚과 실적에 짓눌린 청년의 현실을 'UFO'와 '외계인 아누나키'라는 설정 위에서 풀어낸다.
고대 수메르 신화를 빌려온 아누나키는 탐욕스러운 신이자 '인간을 노예로 만든 외계 존재'로 묘사되지만, 김시번은 이를 '왜곡된 국가 권력과 윤리를 잃은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전치한다. 빚더미에 빠져 영혼의 자유를 잃은 인물들은 곧 오늘날 대한민국 시민의 실존을 대변한다.
연극 '공화국 508호' [극단 성난발명가들 제공]
'공화국 508호'(2016)는 '헬조선'이라는 유행어가 한창 외쳐지던 시기에 창작된 작품이다. 월세 사기에 속아 좁은 원룸 508호에 함께 갇히게 된 여러 청년이 국가를 버리고, 자신만의 나라 '공화국 508호'를 선포하는 이야기다. 집주인의 횡포, 무책임한 경찰, 불안정한 아르바이트, 공권력의 감시가 뒤섞인 이 공간은, 김시번에게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다.
극 중 여러 청년은 주민등록증을 갈기갈기 찢으며 기존 국가로부터 독립을 선언하지만, 곧 국가권력의 폭력적인 진압과 감시를 마주한다. 결국 그들이 선택하는 결말은 극단적이다. 김시번은 이 비극적 판타지를 통해 "헬조선에서 청년이 얼마나 몰려 있는가"를 말하고 싶었다고 밝힌다. 세월호 이후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도 담았다. "허망한 꿈과 거짓된 희망에 속지 말고, 당당하게 나라에 따질 건 따지고 새로 일어나라"는 격려이자, 애틋한 사죄다.
연극 '블러드 스테이션' [극단 성난발명가들 제공]
같은 해 선보인 SF 호러극 '블러드 스테이션'은 박근혜 정권 시절의 이야기를 우주로 옮겨놓는다. 30년 만에 유령선처럼 나타난 우주정거장 '블러드 스테이션'에 조사대가 파견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은 결국 '죽은 독재자의 딸'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난다. 그는 아버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대량살상무기로 인류 전체를 멸망시키려 한다. 김시번은 "이미 사라졌어야 할 수구 망령들이 나라를 다시 피의 정거장으로 깨워낸 현실"이라며 그러한 현실을 '우주 괴담'으로 바꿔 올렸다. 작품이 끝난 뒤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이 이어졌다는 사실은, 그가 현실의 균열을 얼마나 예민하게 감지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연극 '혼밥의 고수' [극단 성난발명가들 제공]
탄핵 정국의 한가운데에서 탄생한 '혼밥의 고수'(2017)는 '혼밥'과 '조류독감'을 절묘하게 겹쳐낸다. 혼밥 동호회 모임이 열리는 식당이 돌연 격리 구역이 되고, 손님들은 살처분 대상이 된다. 오직 한 명에게만 허락된 '탈출 티켓'을 두고 난장판이 벌어진다.
결국 가장 약자인 종업원 '흙밥이'의 희생을 통해 살아남으려는 잔혹한 혼밥 이벤트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김시번은 연출의 변에서 "전염성 부패와 무능, 불법, 부도덕을 모조리 살처분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연출가로서 그의 분노(?)를 담았다.
경영학도에서 늦깎이 연극인으로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90학번), 졸업 후에는 경영 관련업에 종사할 것 같던 김시번은 어느 순간 몸이 먼저 '이대로는 안 된다'고 신호를 보냈다고 고백했다. 고교 시절과 대학 때부터 계속 연극 동호회 활동을 해온 연극인의 DNA가 그를 아프게 한 것이다. 결국 운영하던 벤처기업을 정리하고 연극을 '취미'로 남기지 않기로 결심한 그는 대학로로 향했다. 34세에 대학로 막내 조연출로 현장에서 언어를 익히고, 대학원에서 공연예술을 다시 공부하며 늦은 출발을 감수했다.
2008년 번역·연출을 맡은 첫 작품 '까마귀'(IL CORVO)'를 시작으로, 그는 연출로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극단 '성난발명가들'을 창단하고 예술감독을 맡는다. 이 이름에는 그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분노가 파괴로 직행하는 대신, '발명'으로 우회했단다.
"화가 난 세계를 견디는 방법은 냉소가 아니라 새로운 장치를 만드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김시번은 현실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연극적 장치와 웃음의 구조로 변환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가 말하는 '현실 정치'는 추상적 이념이 아니라 생활의 온도에 가깝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대신, 오늘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 침묵과 농담을 지켜본다. 그렇기에 그의 무대에는 늘 두 개의 시간이 겹친다. '지금 여기'의 불편한 현실과, 그 현실을 잠깐 다른 각도로 비추는 '다른 세계'의 가능성이다.
김시번이 스스로 정리한 연극론의 출발점은 '현장성'이다. 연극은 문학처럼 다시 펼쳐 읽을 수도, 영화처럼 재생 버튼을 눌러 다시 볼 수도 없는 예술이다. 그는 무대 연기를 녹화해 영상으로 보는 순간 "현장의 뜨거운 감흥은 이미 사라져 버린다"고 단언한다.
"연극은 동시대인의 호흡을 담아야 합니다. 무대 위 배우는 관객 앞에서 처음으로, 실제로 숨 쉬고, 걷고, 싸우고, 웃고, 웁니다. 관객은 지나간 일을 기록한 이미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함께' 목격합니다." (2편에서 계속)
선연(禪蓮) 김수미. 연극 평론가
▲ 전 월간 '객석' 연극전문 기자. 현 중랑문화재단 문화정책사업팀장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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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김시번 [본인 제공]
야마토게임무료다운받기연극인 김시번 연출을 이야기할 때, 많은 이는 그가 대배우 이순재와 예술의전당(2021년)과 LG아트센터(2023년)에서 공연한 '이순재의 리어왕'을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셰익스피어 원작이 배경으로 한 당시 시대를 충실히 재현한 고증과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등 여러 가지 화제가 많았던 '블록버스터' 연극의 연출자라는 사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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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공화국 508호' [극단 성난발명가들 제공]
'공화국 508호'(2016)는 '헬조선'이라는 유행어가 한창 외쳐지던 시기에 창작된 작품이다. 월세 사기에 속아 좁은 원룸 508호에 함께 갇히게 된 여러 청년이 국가를 버리고, 자신만의 나라 '공화국 508호'를 선포하는 이야기다. 집주인의 횡포, 무책임한 경찰, 불안정한 아르바이트, 공권력의 감시가 뒤섞인 이 공간은, 김시번에게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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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의 한가운데에서 탄생한 '혼밥의 고수'(2017)는 '혼밥'과 '조류독감'을 절묘하게 겹쳐낸다. 혼밥 동호회 모임이 열리는 식당이 돌연 격리 구역이 되고, 손님들은 살처분 대상이 된다. 오직 한 명에게만 허락된 '탈출 티켓'을 두고 난장판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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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90학번), 졸업 후에는 경영 관련업에 종사할 것 같던 김시번은 어느 순간 몸이 먼저 '이대로는 안 된다'고 신호를 보냈다고 고백했다. 고교 시절과 대학 때부터 계속 연극 동호회 활동을 해온 연극인의 DNA가 그를 아프게 한 것이다. 결국 운영하던 벤처기업을 정리하고 연극을 '취미'로 남기지 않기로 결심한 그는 대학로로 향했다. 34세에 대학로 막내 조연출로 현장에서 언어를 익히고, 대학원에서 공연예술을 다시 공부하며 늦은 출발을 감수했다.
2008년 번역·연출을 맡은 첫 작품 '까마귀'(IL CORVO)'를 시작으로, 그는 연출로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극단 '성난발명가들'을 창단하고 예술감독을 맡는다. 이 이름에는 그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분노가 파괴로 직행하는 대신, '발명'으로 우회했단다.
"화가 난 세계를 견디는 방법은 냉소가 아니라 새로운 장치를 만드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김시번은 현실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연극적 장치와 웃음의 구조로 변환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가 말하는 '현실 정치'는 추상적 이념이 아니라 생활의 온도에 가깝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대신, 오늘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 침묵과 농담을 지켜본다. 그렇기에 그의 무대에는 늘 두 개의 시간이 겹친다. '지금 여기'의 불편한 현실과, 그 현실을 잠깐 다른 각도로 비추는 '다른 세계'의 가능성이다.
김시번이 스스로 정리한 연극론의 출발점은 '현장성'이다. 연극은 문학처럼 다시 펼쳐 읽을 수도, 영화처럼 재생 버튼을 눌러 다시 볼 수도 없는 예술이다. 그는 무대 연기를 녹화해 영상으로 보는 순간 "현장의 뜨거운 감흥은 이미 사라져 버린다"고 단언한다.
"연극은 동시대인의 호흡을 담아야 합니다. 무대 위 배우는 관객 앞에서 처음으로, 실제로 숨 쉬고, 걷고, 싸우고, 웃고, 웁니다. 관객은 지나간 일을 기록한 이미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함께' 목격합니다." (2편에서 계속)
선연(禪蓮) 김수미. 연극 평론가
▲ 전 월간 '객석' 연극전문 기자. 현 중랑문화재단 문화정책사업팀장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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