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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며 집주인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정부가 보유세 인상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참에 매도해야 할지, 증여를 택해야 할지, 아니면 버티기에 들어가야 할지 고심이 깊어진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붙어 있는 급매물 광고. (윤관식 기자)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세
양도세 부담에 황금성사이트 집주인-매수자 ‘눈치싸움’
양도세 중과 폭탄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절세 매물을 쏟아내며 서울 아파트 매물이 쌓여가는 모습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을 밝히기 전인 1월 22일 5만6216건에서 3월 29일 7만8739건으로 40%가량 증가했다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 자치구별로는 성동구(91.2%), 강동구(75.8%), 송파구(70.5%), 동작구(69.5%), 광진구(55.9%), 서초구(55.1%) 순으로 매물 증가율이 높았다. 주로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 지역 매물이 많이 늘었다. 강남구 매물은 1만1272건으로 어느새 1만건을 넘어섰다.
매물이 쌓여가다 보니 집값도 연일 하락세다. KB부동 사이다릴게임 산이 발표한 3월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한 달 동안 0.16% 하락했다. 2024년 3월(-0.08%) 이후 2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규제 충격을 받은 서울 강남권에서는 다주택자가 내놓은 ‘급매물 소화’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서울시와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3월 들어 29일까지 강남 3구(강남·서초·송 모바일릴게임 파구)의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1073건으로 2월(512건)의 두 배를 넘어섰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지역은 강남구다. 1월 222건이던 신청 건수가 2월 135건으로 줄었다가 3월 331건으로 반등했다. 한 달 만에 증가폭이 2.5배에 달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부동산 시장 실상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 야마토게임장 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매매 약정서 작성 후 구청 허가를 받은 뒤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는데, 실거래 등록까지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최근 41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평형은 지난해 11월 47억5000만원에 주인을 찾으며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이보다 6억원 하락한 시세다. 송파구 대단지 ‘잠실엘스’ 전용 59㎡도 최근 28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1월 실거래가(31억원) 대비 3억원 떨어진 가격이다. 추가 가격 하락을 기다리는 매수자들이 넘쳐나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급매물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는 의미다.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거래가 성사돼야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거래량이 집중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오는 5월 10일부터 적용되지만 실제 계약까지 절차를 감안하면 4월 중순 이전에는 거래를 맺어야 중과를 피할 수 있다. 강남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조바심에 매도 호가를 수시로 문의한다”며 “매수자들 역시 대출 한도가 줄자 가격이 최대한 낮은 급매물만 선별 투자하려는 움직임이라 눈치싸움이 치열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는 것은 양도세 중과에 따른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5월 9일이 지나면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이 껑충 뛴다. 주택 양도세의 기본 세율은 6~45%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의 가산세를 더 내야 한다. 주택 양도차익에 최고 75%의 세율이 적용된다는 의미다.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다주택자 양도차익에 적용되는 세율은 82.5%까지 뛴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에서 10년 전인 2016년 10억원에 구입한 주택을 20억원에 매도하려는 2주택자 B씨가 주택 1채를 5월 9일 이전 매도하면 양도세는 3억2891만원 수준이다. 기본세율이 적용되고 10년 보유에 따른 20%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은 결과다. 하지만 5월 10일 이후에 팔면 세금 부담이 급증한다. 기본세율에 20%포인트가 중과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빠져 양도세는 약 6억4000만원대로 치솟는다. 3주택자라면 양도세만 7억5000만원 안팎까지 오른다. 이 때문에 매도를 결심한 다주택자라면 5월 9일 이전에 처분하는 것이 유리하다.
양도세 중과 부활 효과는
고가주택 직격탄, ‘매물 잠김’ 심화될 듯
그렇다면 이재명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카드는 과연 집값 안정 효과를 낼까.
당장은 효과가 나타나는 듯 보이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문재인정부 시절 등장한 다주택자 세금 규제는 이미 실패를 경험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처음 시행된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52.9% 치솟았다. 같은 기간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지방 5대광역시 상승률은 7.6%에 그쳤다. 규제 도입 전인 2004년 9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서울(63.9%)과 지방광역시(69.9%) 집값 상승률이 비슷했던 것과 대비된다.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지방 주택을 처분하고 ‘똘똘한 서울 아파트 한 채’로 갈아타 오히려 서울과 지방 집값 간 격차만 키운 셈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매각 차익이 적은 주택부터 매도에 나서며 절세 매물이 일부 나오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란 관측이다. 장기적으로는 양도세 중과가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킬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타인에게 집을 넘기며 양도세까지 내는 대신, 자녀와 친족 등에게 증여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최근 증여 사례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901건으로, 1년 전(514건)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3구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87건으로 전년 대비 2.1배 늘었고, 서초구(62건)와 송파구(56건)도 각각 1.9배, 1.6배 증가했다. 증여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강남구의 경우 증여 신청자 120명 가운데 7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서초구 역시 60대 이상 비중이 80%를 웃돌았다. 증여세는 증여 시점 시가를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집값이 하락할수록 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강남권 주민 입장에선 집값이 내려간 요즘이 증여세 절세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시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5월 이후에는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다주택자들이 증여 등 버티기에 돌입해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계속 강화하는 만큼, 당분간 집값이 반등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최근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통해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을 금지했다. 규제 대상인 다주택자 만기 일시상환 주담대 규모는 전 금융권을 통틀어 총 4조1000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아파트 1만7000가구에 해당한다. 특히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총 2조7000억원, 아파트 약 1만2000가구로 추산된다. 서울 전역과 과천, 광명 등 경기 12개 지역인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아파트만 7500가구에 달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조치는 지난해 수도권, 규제지역의 다주택자 신규 대출 금지에 이어 이미 대출을 받아 버티던 다주택 차주의 레버리지 유지를 어렵게 하는 압박 방안”이라며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매물 증가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서울·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5월 9일 이후 보유세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보유세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매경DB)
보유세까지 올리면 부동산 시장 영향은
매도 유인 줄어…임차인 부담 커질 듯
다주택자 규제 이후에도 집값이 불안할 경우 정부가 보유세 부담을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부동산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당장 보유세율을 올리기는 부담스러운 만큼, 종합부동산세의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한 카드로 손꼽힌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격에서 공제금액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정한다. 이후 종부세 세율을 곱해 납부 세액을 산출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면 과세표준이 늘어나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법률을 개정할 필요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해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 덜하다.
종부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문재인정부 들어 80%에서 95%로 단계적으로 인상됐지만 2022년 이후로는 60%로 낮아졌다. 재산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60% 수준이라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만약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면, 공시가격 20억원 주택 보유자의 종부세가 약 330만원에서 480만원 수준으로 높아져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게다가 정부가 고가주택 대상으로 보유세율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만큼 서울 강남권, 한강벨트 고가주택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보유세도 소득세처럼 20억원, 30억원, 40억원 등 구간을 더 촘촘히 나눠 적용하자는 제안이 있는데, 진지하게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보유세 개편을 검토하는 이유는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유도해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잠김을 막기 위한 의도가 크다.
다만 집값 안정 효과를 둘러싼 의견은 엇갈린다. 이미 양도세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보유세까지 올리면 오히려 매도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유세를 올릴 경우 파급 범위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 보호’를 강조하지만 서울·수도권에서는 현실적으로 부담이 확 커지는 구조라서다. 특히 올해는 집값 상승 등 여파로 1주택자인데도 종부세를 내야 하는 과세 대상자가 17만명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파장은 더 클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대상자는 올해 48만7362가구로, 지난해(31만7998가구)보다 16만9364가구 늘어난다. 서울에서만 13만가구 넘게 증가했다. 종부세는 인별 과세로 실제 납세 대상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가능성도 거론되는 중이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끌어올리는 방안까지 포함되면 보유세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보유세 인상의 또 다른 부작용은 전가 효과다. 세금은 결국 납세자(납세 의무자)를 거쳐 담세자(실제 세금을 부담하는 주체)에게 전가돼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아파트 전셋값은 전국 0.43%, 수도권 0.61%, 5개 광역시 0.32%, 기타지방 0.23%의 상승률을 보였다. 수도권에서는 서울(0.75%), 경기(0.59%), 인천(0.37%)의 순으로 전셋값 오름폭이 컸다. 서울·수도권 주거 밀집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등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된 탓이다.
전세 매물이 부족한 반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1만50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보유세 인상이 추가되면 임대인이 월세를 올려 세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 3월 전세가격전망지수는 115.9로 같은 기간 0.4포인트 뛰었다. 가격전망지수가 100을 넘으면 상승을, 100을 밑돌면 하락을 의미한다.
함영진 랩장은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세금 인상분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특히 서울 도심·역세권·학군지처럼 주거 대체재가 부족한 곳은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편에서는 부동산 세금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담대 한도를 보면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구분된다. 잇따른 다주택자 규제로 고가 주택 시장은 타격을 받겠지만, 상대적으로 대출 여력이 넉넉한 중저가 시장은 실수요가 탄탄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대출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15억원 이하 아파트 실수요 유입은 꾸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15억원 이하 아파트 시장이 과열되면 정부가 추가 대출 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만약 대출 한도가 추가로 축소되면 현금 여력이 부족한 매수층 진입이 어려워져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 상승 탄력 역시 둔화될 수 있다”며 “정부 대출 규제 흐름에 따라 서울 집값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유세 올리되 거래세 내려야
과세기준·공시가 체계 단순화 필요
전문가들은 부동산 세금 논쟁을 단순히 “세금을 더 거둘지 말지”의 문제로 보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처럼 취득세·보유세·양도세가 모두 높은 구조에서는 보유세만 올려도 집을 팔기보다 버티는 사람이 늘 수 있다는 의미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를 강화하려면 취득세, 양도세 같은 거래세는 낮춰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거래세를 낮추지 않으면 매물이 줄어드는 ‘잠김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세금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재산세와 종부세로 이원화된 구조에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비율, 각종 공제까지 얽혀 납세자가 실제 부담을 미리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보연 교수는 “정권마다 세금을 올렸다 내렸다 반복한 것도 부동산 시장 혼란을 키운 요인”이라며 “보유세를 집값을 잡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기본적인 조세로 보고, 세율뿐 아니라 과세 기준, 공시가격 체계까지 함께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도 궁금해 한 보유세율…누구 말이 맞나실효세율, OECD 절반이지만…총 세 부담은 가볍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SNS에 우리나라와 세계 주요 도시 보유세를 비교한 기사를 공유하며 “저도 궁금했습니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는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0.1%도 물 샐 틈 없게 제도를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의 연이은 발언을 계기로 보유세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주택에 대한 명목상 보유세율은 국제 통계상 주요국 대비 낮은 편이다. 하지만 국가마다 다양한 감면·공제 제도가 있어 세율을 단순 비교하기 쉽지 않다. 취득세·양도세 등을 모두 합친, 부동산 관련 실질 세 부담은 우리나라도 결코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지자유연구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2023년 기준 0.15%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33%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 0.83%, 영국 0.72%, 일본 0.49%와 비교해도 낮다. OECD 30개국 중 순위는 20위권이다. 주요 도시로 비교해도 비슷하다. 뉴욕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통상 0.8~1.5% 수준, 도쿄는 명목세율 1.7%(고정자산세+도시계획세)에서 각종 감면을 적용하면 0.4~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평균과는 격차가 있다.
국가별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봐도 비슷하다. 한국의 GDP 대비 보유세 비율은 0.9~1%로 OECD 평균(0.9~0.95%)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다. 주요 7개국(G7) 평균이 1.9%인 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독일(0.4%)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리나라보다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이 컸다. 이런 수치만 놓고 보면 “한국 보유세는 낮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정부가 보유세를 정책 카드로 검토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앞서 “뉴욕·런던·도쿄·상하이의 보유세를 연구 중”이라고 밝혔고, 홍익표 정무수석도 “필요하면 보유세도 검토 대상”이라고 했다. 국제 비교를 근거로 세제 개편 명분을 쌓는 흐름이다.
하지만 각 도시에서 보유세가 매겨지는 구조를 들여다보면 실제 체감하는 부담은 다르다.
한국은 취득·보유·양도 전 단계에 세금이 촘촘하게 부과되는 구조다. 주택을 살 때는 1주택자 기준 집값의 1.1~3.3%를 취득세(지방세 포함)로 내고, 이미 주택이 있는 상태에서 추가로 구매하는 경우엔 8~9%가량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팔 때는 최고 45%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반면, 미국·일본 등은 보유세 비중이 크지만 1주택 장기 보유 시 양도세를 낮추거나 면제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 세금 구조가 ‘보유 중심’이라면 우리나라는 ‘거래+보유 혼합 구조’인 셈이다. 보유세율이 비슷하더라도 전체 부담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복잡한 국내 보유세 체계를 이해하려면 과세 구조를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 보유세는 재산세(지방세)와 종부세(국세)로 나뉜다.
재산세는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정한다. 1주택자는 43~45%, 다주택자·법인은 60%가 적용된다. 종부세는 공시가격 12억원 초과분에 공정시장가액비율(현실화율)을 적용한 뒤 누진세율을 매긴다. 여기에 장기보유 공제, 고령자 공제, 공동명의 공제 등이 얽힌다. 공시가격 자체도 시세에 일정 비율을 곱해 산정된다. 이런 구조 때문에 납세자가 실제 부담을 예측하기 어렵다. 세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면 조세 저항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여기서 주택 공시가격이 1주택자 기준 12억원(다주택자 기준 9억원)을 넘는다면 종부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 집 공시가에 따라 기본세율은 0.5~2.7%다. 종부세가 적용되는 12억원 이상 부동산의 경우, 공시가격에서 12억원을 뺀 뒤, 공제된 금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60%)이 곱해져 과세표준이 정해진다. 이후 과세표준에 따른 세율을 반영하는 구조다. 예컨대 집값이 15억원이라면 종부세는 12억원을 뺀 3억원에 60%인 1억8000만원이 과세표준(세율 0.5%)이 된다.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도 고가주택의 경우 체감 부담이 평균보다 훨씬 높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를 보유한 1주택자는 올해 보유세로 2855만원을 낸다. 전년 1829만원보다 56.1% 증가한 금액이다. 공시가격이 34억3600만원에서 45억6900만원으로 상승한 영향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 1월 말 60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실효세율은 0.47%다. 평균 0.15%와는 큰 차이가 있다.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의 경우 보유세 부담이 시가의 1%에 근접하는 사례도 있다.
우병탁 전문위원은 “국내에서는 주택 가격에 따라 체감하는 보유세 수준이 천차만별 달라진다”며 “보유세율을 해외 주요국 수치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4호(2026.04.08~04.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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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붙어 있는 급매물 광고.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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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이 쌓여가다 보니 집값도 연일 하락세다. KB부동 사이다릴게임 산이 발표한 3월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한 달 동안 0.16% 하락했다. 2024년 3월(-0.08%) 이후 2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규제 충격을 받은 서울 강남권에서는 다주택자가 내놓은 ‘급매물 소화’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서울시와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3월 들어 29일까지 강남 3구(강남·서초·송 모바일릴게임 파구)의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1073건으로 2월(512건)의 두 배를 넘어섰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지역은 강남구다. 1월 222건이던 신청 건수가 2월 135건으로 줄었다가 3월 331건으로 반등했다. 한 달 만에 증가폭이 2.5배에 달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부동산 시장 실상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 야마토게임장 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매매 약정서 작성 후 구청 허가를 받은 뒤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는데, 실거래 등록까지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최근 41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평형은 지난해 11월 47억5000만원에 주인을 찾으며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이보다 6억원 하락한 시세다. 송파구 대단지 ‘잠실엘스’ 전용 59㎡도 최근 28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1월 실거래가(31억원) 대비 3억원 떨어진 가격이다. 추가 가격 하락을 기다리는 매수자들이 넘쳐나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급매물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는 의미다.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거래가 성사돼야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거래량이 집중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오는 5월 10일부터 적용되지만 실제 계약까지 절차를 감안하면 4월 중순 이전에는 거래를 맺어야 중과를 피할 수 있다. 강남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조바심에 매도 호가를 수시로 문의한다”며 “매수자들 역시 대출 한도가 줄자 가격이 최대한 낮은 급매물만 선별 투자하려는 움직임이라 눈치싸움이 치열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는 것은 양도세 중과에 따른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5월 9일이 지나면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이 껑충 뛴다. 주택 양도세의 기본 세율은 6~45%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의 가산세를 더 내야 한다. 주택 양도차익에 최고 75%의 세율이 적용된다는 의미다.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다주택자 양도차익에 적용되는 세율은 82.5%까지 뛴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에서 10년 전인 2016년 10억원에 구입한 주택을 20억원에 매도하려는 2주택자 B씨가 주택 1채를 5월 9일 이전 매도하면 양도세는 3억2891만원 수준이다. 기본세율이 적용되고 10년 보유에 따른 20%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은 결과다. 하지만 5월 10일 이후에 팔면 세금 부담이 급증한다. 기본세율에 20%포인트가 중과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빠져 양도세는 약 6억4000만원대로 치솟는다. 3주택자라면 양도세만 7억5000만원 안팎까지 오른다. 이 때문에 매도를 결심한 다주택자라면 5월 9일 이전에 처분하는 것이 유리하다.
양도세 중과 부활 효과는
고가주택 직격탄, ‘매물 잠김’ 심화될 듯
그렇다면 이재명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카드는 과연 집값 안정 효과를 낼까.
당장은 효과가 나타나는 듯 보이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문재인정부 시절 등장한 다주택자 세금 규제는 이미 실패를 경험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처음 시행된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52.9% 치솟았다. 같은 기간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지방 5대광역시 상승률은 7.6%에 그쳤다. 규제 도입 전인 2004년 9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서울(63.9%)과 지방광역시(69.9%) 집값 상승률이 비슷했던 것과 대비된다.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지방 주택을 처분하고 ‘똘똘한 서울 아파트 한 채’로 갈아타 오히려 서울과 지방 집값 간 격차만 키운 셈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매각 차익이 적은 주택부터 매도에 나서며 절세 매물이 일부 나오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란 관측이다. 장기적으로는 양도세 중과가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킬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타인에게 집을 넘기며 양도세까지 내는 대신, 자녀와 친족 등에게 증여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최근 증여 사례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901건으로, 1년 전(514건)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3구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87건으로 전년 대비 2.1배 늘었고, 서초구(62건)와 송파구(56건)도 각각 1.9배, 1.6배 증가했다. 증여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강남구의 경우 증여 신청자 120명 가운데 7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서초구 역시 60대 이상 비중이 80%를 웃돌았다. 증여세는 증여 시점 시가를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집값이 하락할수록 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강남권 주민 입장에선 집값이 내려간 요즘이 증여세 절세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시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5월 이후에는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다주택자들이 증여 등 버티기에 돌입해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계속 강화하는 만큼, 당분간 집값이 반등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최근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통해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을 금지했다. 규제 대상인 다주택자 만기 일시상환 주담대 규모는 전 금융권을 통틀어 총 4조1000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아파트 1만7000가구에 해당한다. 특히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총 2조7000억원, 아파트 약 1만2000가구로 추산된다. 서울 전역과 과천, 광명 등 경기 12개 지역인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아파트만 7500가구에 달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조치는 지난해 수도권, 규제지역의 다주택자 신규 대출 금지에 이어 이미 대출을 받아 버티던 다주택 차주의 레버리지 유지를 어렵게 하는 압박 방안”이라며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매물 증가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서울·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5월 9일 이후 보유세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보유세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매경DB)
보유세까지 올리면 부동산 시장 영향은
매도 유인 줄어…임차인 부담 커질 듯
다주택자 규제 이후에도 집값이 불안할 경우 정부가 보유세 부담을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부동산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당장 보유세율을 올리기는 부담스러운 만큼, 종합부동산세의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한 카드로 손꼽힌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격에서 공제금액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정한다. 이후 종부세 세율을 곱해 납부 세액을 산출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면 과세표준이 늘어나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법률을 개정할 필요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해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 덜하다.
종부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문재인정부 들어 80%에서 95%로 단계적으로 인상됐지만 2022년 이후로는 60%로 낮아졌다. 재산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60% 수준이라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만약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면, 공시가격 20억원 주택 보유자의 종부세가 약 330만원에서 480만원 수준으로 높아져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게다가 정부가 고가주택 대상으로 보유세율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만큼 서울 강남권, 한강벨트 고가주택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보유세도 소득세처럼 20억원, 30억원, 40억원 등 구간을 더 촘촘히 나눠 적용하자는 제안이 있는데, 진지하게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보유세 개편을 검토하는 이유는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유도해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잠김을 막기 위한 의도가 크다.
다만 집값 안정 효과를 둘러싼 의견은 엇갈린다. 이미 양도세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보유세까지 올리면 오히려 매도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유세를 올릴 경우 파급 범위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 보호’를 강조하지만 서울·수도권에서는 현실적으로 부담이 확 커지는 구조라서다. 특히 올해는 집값 상승 등 여파로 1주택자인데도 종부세를 내야 하는 과세 대상자가 17만명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파장은 더 클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대상자는 올해 48만7362가구로, 지난해(31만7998가구)보다 16만9364가구 늘어난다. 서울에서만 13만가구 넘게 증가했다. 종부세는 인별 과세로 실제 납세 대상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가능성도 거론되는 중이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끌어올리는 방안까지 포함되면 보유세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보유세 인상의 또 다른 부작용은 전가 효과다. 세금은 결국 납세자(납세 의무자)를 거쳐 담세자(실제 세금을 부담하는 주체)에게 전가돼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아파트 전셋값은 전국 0.43%, 수도권 0.61%, 5개 광역시 0.32%, 기타지방 0.23%의 상승률을 보였다. 수도권에서는 서울(0.75%), 경기(0.59%), 인천(0.37%)의 순으로 전셋값 오름폭이 컸다. 서울·수도권 주거 밀집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등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된 탓이다.
전세 매물이 부족한 반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1만50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보유세 인상이 추가되면 임대인이 월세를 올려 세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 3월 전세가격전망지수는 115.9로 같은 기간 0.4포인트 뛰었다. 가격전망지수가 100을 넘으면 상승을, 100을 밑돌면 하락을 의미한다.
함영진 랩장은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세금 인상분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특히 서울 도심·역세권·학군지처럼 주거 대체재가 부족한 곳은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편에서는 부동산 세금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담대 한도를 보면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구분된다. 잇따른 다주택자 규제로 고가 주택 시장은 타격을 받겠지만, 상대적으로 대출 여력이 넉넉한 중저가 시장은 실수요가 탄탄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대출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15억원 이하 아파트 실수요 유입은 꾸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15억원 이하 아파트 시장이 과열되면 정부가 추가 대출 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만약 대출 한도가 추가로 축소되면 현금 여력이 부족한 매수층 진입이 어려워져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 상승 탄력 역시 둔화될 수 있다”며 “정부 대출 규제 흐름에 따라 서울 집값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유세 올리되 거래세 내려야
과세기준·공시가 체계 단순화 필요
전문가들은 부동산 세금 논쟁을 단순히 “세금을 더 거둘지 말지”의 문제로 보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처럼 취득세·보유세·양도세가 모두 높은 구조에서는 보유세만 올려도 집을 팔기보다 버티는 사람이 늘 수 있다는 의미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를 강화하려면 취득세, 양도세 같은 거래세는 낮춰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거래세를 낮추지 않으면 매물이 줄어드는 ‘잠김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세금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재산세와 종부세로 이원화된 구조에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비율, 각종 공제까지 얽혀 납세자가 실제 부담을 미리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보연 교수는 “정권마다 세금을 올렸다 내렸다 반복한 것도 부동산 시장 혼란을 키운 요인”이라며 “보유세를 집값을 잡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기본적인 조세로 보고, 세율뿐 아니라 과세 기준, 공시가격 체계까지 함께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도 궁금해 한 보유세율…누구 말이 맞나실효세율, OECD 절반이지만…총 세 부담은 가볍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SNS에 우리나라와 세계 주요 도시 보유세를 비교한 기사를 공유하며 “저도 궁금했습니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는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0.1%도 물 샐 틈 없게 제도를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의 연이은 발언을 계기로 보유세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주택에 대한 명목상 보유세율은 국제 통계상 주요국 대비 낮은 편이다. 하지만 국가마다 다양한 감면·공제 제도가 있어 세율을 단순 비교하기 쉽지 않다. 취득세·양도세 등을 모두 합친, 부동산 관련 실질 세 부담은 우리나라도 결코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지자유연구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2023년 기준 0.15%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33%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 0.83%, 영국 0.72%, 일본 0.49%와 비교해도 낮다. OECD 30개국 중 순위는 20위권이다. 주요 도시로 비교해도 비슷하다. 뉴욕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통상 0.8~1.5% 수준, 도쿄는 명목세율 1.7%(고정자산세+도시계획세)에서 각종 감면을 적용하면 0.4~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평균과는 격차가 있다.
국가별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봐도 비슷하다. 한국의 GDP 대비 보유세 비율은 0.9~1%로 OECD 평균(0.9~0.95%)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다. 주요 7개국(G7) 평균이 1.9%인 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독일(0.4%)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리나라보다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이 컸다. 이런 수치만 놓고 보면 “한국 보유세는 낮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정부가 보유세를 정책 카드로 검토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앞서 “뉴욕·런던·도쿄·상하이의 보유세를 연구 중”이라고 밝혔고, 홍익표 정무수석도 “필요하면 보유세도 검토 대상”이라고 했다. 국제 비교를 근거로 세제 개편 명분을 쌓는 흐름이다.
하지만 각 도시에서 보유세가 매겨지는 구조를 들여다보면 실제 체감하는 부담은 다르다.
한국은 취득·보유·양도 전 단계에 세금이 촘촘하게 부과되는 구조다. 주택을 살 때는 1주택자 기준 집값의 1.1~3.3%를 취득세(지방세 포함)로 내고, 이미 주택이 있는 상태에서 추가로 구매하는 경우엔 8~9%가량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팔 때는 최고 45%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반면, 미국·일본 등은 보유세 비중이 크지만 1주택 장기 보유 시 양도세를 낮추거나 면제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 세금 구조가 ‘보유 중심’이라면 우리나라는 ‘거래+보유 혼합 구조’인 셈이다. 보유세율이 비슷하더라도 전체 부담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복잡한 국내 보유세 체계를 이해하려면 과세 구조를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 보유세는 재산세(지방세)와 종부세(국세)로 나뉜다.
재산세는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정한다. 1주택자는 43~45%, 다주택자·법인은 60%가 적용된다. 종부세는 공시가격 12억원 초과분에 공정시장가액비율(현실화율)을 적용한 뒤 누진세율을 매긴다. 여기에 장기보유 공제, 고령자 공제, 공동명의 공제 등이 얽힌다. 공시가격 자체도 시세에 일정 비율을 곱해 산정된다. 이런 구조 때문에 납세자가 실제 부담을 예측하기 어렵다. 세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면 조세 저항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여기서 주택 공시가격이 1주택자 기준 12억원(다주택자 기준 9억원)을 넘는다면 종부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 집 공시가에 따라 기본세율은 0.5~2.7%다. 종부세가 적용되는 12억원 이상 부동산의 경우, 공시가격에서 12억원을 뺀 뒤, 공제된 금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60%)이 곱해져 과세표준이 정해진다. 이후 과세표준에 따른 세율을 반영하는 구조다. 예컨대 집값이 15억원이라면 종부세는 12억원을 뺀 3억원에 60%인 1억8000만원이 과세표준(세율 0.5%)이 된다.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도 고가주택의 경우 체감 부담이 평균보다 훨씬 높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를 보유한 1주택자는 올해 보유세로 2855만원을 낸다. 전년 1829만원보다 56.1% 증가한 금액이다. 공시가격이 34억3600만원에서 45억6900만원으로 상승한 영향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 1월 말 60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실효세율은 0.47%다. 평균 0.15%와는 큰 차이가 있다.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의 경우 보유세 부담이 시가의 1%에 근접하는 사례도 있다.
우병탁 전문위원은 “국내에서는 주택 가격에 따라 체감하는 보유세 수준이 천차만별 달라진다”며 “보유세율을 해외 주요국 수치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4호(2026.04.08~04.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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