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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동엽 기자


ⓒ 이영광




지난 20일 KBS 1TV <시사기획 창>에서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하와이 이민자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방송이 전파를 탔다. 하와이의 푸우이키 묘지에서 시작한 '나는 한국인입니다' 편은 하와이에서 어렵게 돈을 벌어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낸 이민 1세대의 이야 창원직장인밴드 기를 담았다.

취재 과정을 더 알고 싶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해당 회차를 취재한 유동엽 기자를 만나 방송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유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첫 공식 이민... 정말 대단한 분들"
- 하와이 이민사 취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분양아파트 잔금대출 요?"사실 이건 시리즈물이에요. 올해가 광복 80주년이어서 연중 기획으로 디아스포라 이민을 경험한 선조들의 이야기를 몇 편에 걸쳐 다뤄보자고 했죠. 지난 2월엔 카자흐스탄 강제 이주를 당한 분들의 이야기를 다른 기자가 제작했고, 제가 맡은 하와이가 두 번째 편이에요."
- 하와이를 주제로 선택한 이유는요?"방송에서도 언급했지만, 하와이 이 일반대출이자 민은 고종 황제와 대한제국의 공식 허가를 받아 떠난 첫 공식 이민이기도 하고 대표적인 이민 사례라 하와이를 다루게 됐어요."
- 하와이 이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나요?"저희 방송에 출연한 김동우 사진작가도 언급했지만, 저 역시 '옛날에 하와이로 이민 간 사람들이 있다,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했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죠. 그런데 자료를 찾 착한대학생대출 아보니 이분들이 정말 대단한 분들이더라고요. 그 사실을 이번 방송에 담으려 했습니다."
- 대단하다고 느낀 이유는 독립운동 자금을 보낸 점 때문인가요?"그래서 안중근 의사 후원금 이야기도 방송 초반에 넣었어요. 제 생각에 하와이 교민들이 모은 돈이 상하이 임시정부를 비롯한 독립운동에 큰 도움이 됐을 겁니다. 표현이 거칠 수 있지만, 하와이 제4금융권 가 거의 '돈줄' 역할을 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 그분들은 독립운동을 위해 이민 간 게 아니었을 텐데, 왜 자기를 위해 쓰지 않고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냈을까요?"저도 같은 의문을 가졌어요. 가능하다면 그분들한테 직접 여쭤보고 싶었지만 이미 다 이 세상 분들이 아니시니까 불가능하죠. 그분들이 이민 간 게 1900년 대 초중반이고 그 이후엔 일본이 조선인들의 이주를 막거든요. 그분들 입장에서 내가 떠나온 나라가 없어졌다니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아마 거기서부터 시작하시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봐요."
- 당시 하와이 이민자들이 그렇게 여유롭지 않았을 텐데요."저라면 그렇게 못했을 거예요. 제 추측이지만, 하와이에서의 삶이 당시 한반도에 남아 있던 사람들보다는 나았을 수도 있어요. 일본 경찰이 잡아가는 일이 없고, 물질적으로도 나았을 수도 있죠. 그런 상황에서도 독립운동을 위해 기꺼이 자금을 보탰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 방송은 푸우이키 묘지에서 시작됐습니다. 왜 그런 구성을 택하셨나요?"연출자로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였어요. 그 묘지는 정식 묘지가 아니라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다 세상을 떠난 분들을 위해 농장주가 땅을 내어준 곳으로 알려져 있어요. 100~200명 정도가 있는 묘지고 그중에 한국인은 30~40명 정도 돼요. 다른 분들은 또 다른 국적으로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시다가 돌아가셨어요. 노동자의 형상을 한 기념비도 그 묘지에 있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방송 말미에 별이 뜨는 장면도 그 묘지에서 촬영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밤에 묘지에서 촬영하는 건 처음이었거든요. 보통 무서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반대로 생각했어요. 여기 누워 계신 선조들이 저를 해칠 분들이 아니고, 후손이 찾아와 별을 찍어 갔다고 하면 아마 '그래, 너 잘 찍고 가라'고 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밤에 별을 촬영했어요."
- 하와이 이민자들이 안중근 의사 재판을 돕기 위해 모금했다는 기록이 있던데요."안중근 의사의 후원금을 모금했던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에요. 그리고 제가 방송에서도 언급했는데 완전히 하와이에서만 있었던 일은 아닐 가능성도 있어요. 기록을 찾아보니까 상하이와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모금한다더라고 일본 경찰이 자기들끼리 보고한 기록이 있어요. 근데 하와이처럼 십시일반 모은 사람들의 명단과 액수가 정확하게 남아 있는 사례는 아마 없을 거예요."

"비석에 새겨져 있던 문구, 인상적이었다"










▲  <시시기획 창>의 한 장면


ⓒ KBS




- 미군이 촬영한 포로수용소 영상은 어떻게 입수했나요?
"KBS <다큐 인사이트> 팀이 2020~2021년 미국 국립기록보관소에서 한국 관련 영상을 대거 발굴했어요. 당시에 만삭의 위안부 영상 등 <다큐 인사이트> 제작진이 거기서 굉장히 많은 분량의 동영상을 확보했고, 이번 방송에 나간 수용소 영상도 거기에 포함돼 있었어요."

- 영상이 선명하게 보이더군요."그 영상에 나오는 사람들은 누가 봐도 한국인의 얼굴이잖아요. 아마 다 손으로 옷에 '코리아'라고 쓴 것 같아요. 저도 영상 보면서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 한인 포로들이 받은 돈을 미국에 기부했다던데, 이유는 무엇일까요?"미국 입장에선 아마 한국인이라서 일종의 특혜를 줬을 수도 있어요. 한국인 포로도 처음에는 일본군인 줄 알고 생포했는데 '난 일본인이 아니다. 난 일본이 싫다'라고 얘기했다는 거예요. 그러면 미군은 흔히 얘기하는 적군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편의를 많이 제공했던 것 같아요.
당시 현지 신문 기사에 보면 3천 달러 정도를 기부했다고 나오는데, 현재 가치로는 20배 이상 된다고 하니 현재 환율로 1억 원 가까운 돈이 됩니다. 당시 일당이 1달러 정도였다고 하니 상당히 많은 돈을 모으신 거고 또 놀라운 일이죠."
- 하와이에서 1919년 독립선언서를 포스터로 제작했다는 내용도 나왔어요."너무 신기했어요. 방송에도 나왔지만, 가로 1m, 세로 1m 50cm 정도 되는 굉장히 큰 크기의 선언서예요. 마치 최근에 뽑은 것처럼 컬러 인쇄가 너무 잘 돼 있는 거예요. 1919년에 인쇄한 거거든요. 당시에 미국의 큰 신문사에 의뢰해서 아주 공들여서 제작하신 거라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돈을 많이 받고 파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돈은 3.1운동 당시에 한반도 내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되고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보내셨다고 하더라고요."
- 방송 말미에 등장한 '고맙습니다'라는 비석 문구가 인상 깊었습니다."정말 감동이었어요.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기념비는 '하와이 이민 120주년 기념 ○○비'인데, 그 비는 방송에서 본 것처럼 아무런 설명이 없어요. 그 밑에 동판에 조그맣게 설명이 써 있긴 한데 비석 전체는 아무런 밑도 끝도 없이 '고맙습니다'만 딱 있거든요. 그래서 꼭 이상호 아나운서의 좋은 목소리로 방송 마지막에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한 번 더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방송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면요?"늘 방송하면서 생기는 문제지만 이번 하와이에서도 바쁘신 와중에 저를 위해 시간 내서 인터뷰해 주신 분들이 중에 방송에 아예 못 낸 분들이 몇 분 계시거든요. 총 세 분인데 한 분은 똑같이 한국계 이민자로서 지금 하와이 대학 교수로 계신 분이에요. 어렵게 뵀는데 분량이 너무 많아서 그 부분까지 다루기가 어려워서 뺐고요. 또 지금 하와이 한인회를 일을 하고 계시는 두 분을 인터뷰했어요. 지금의 한인회는 어떤 모습일까 담아보려고 인터뷰하고 촬영했는데 죄송하게도 선조분들 얘기만 해야겠다는 목적으로 그분들을 다 빼버렸어요. 너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