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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철학 l 존 그레이 지음, 김희연 옮김, 이학사(2021)
어릴 적 키우던 강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 했던 행동이 있다. 가족들의 눈에 띄지 않게 집 안의 구석에 숨어서 웅크리는 것이었다. 아무리 불러도 나오지 않아, 찾느라 애를 먹을 정도였다. 그날 강아지를 데리고 병원에 맡기고 왔지만, 다음 날 강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오랫동안 그 모습을 생각했다. 동물은 죽기 전이 되면, 그렇게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곳에서 혼자 웅크리는구나.
철학자 존 그레이는 ‘고양이 철학’(이학사)에서 동물, 특히 고 신천지릴게임 양이와 인간을 비교하며 삶의 의미를 묻는다. 그는 인간이 늘 초조하고 불안하며 불행한 이유가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인간은 늘 자기의 입장을 상상하며 남들과 비교하고,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삶을 허비한다. 그러나 동물은 그냥 거기 있다.
“고양이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지 않으므로 언젠가 자신이 존재하기를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멈출 거라는 사실에서 벗어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고양이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또는 너무 느리게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산다.”
죽음을 앞두고 구석으로 숨어들었던 강아지는 어쩌면 인간처럼 다가올 소멸을 두려워하며 도망친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본성에 따라 고요히 마지막 순간의 '자기 자신'으로 존재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죽음 앞 야마토릴게임 에 불안에 떨기보다는, 그저 몸에 힘이 없어서, 조금 쉬고 싶어서 그렇게 웅크렸던 것이다.
존 그레이는 스피노자와 도교를 인용하면서, 생명의 “힘”에 대해 말한다. “힘(power)은 당신 자신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른한 나무늘보는 하루하루 잠을 자면서 최후 순간의 호랑이 못지않게 자신의 힘을 확고히 한다.” 나의 강아지는 몸이 사이다쿨접속방법 회복되면 금방 다시 또 자기 몸에 맞게 이 세상에서 뛰어놀며 존재하기 위해 가만히 기다렸을 것이다. 생명이 힘 그 자체라면, 강아지에게 죽음을 앞둔 순간은 그저 힘이 없는 순간이었을 따름이다.
만약 내가 죽음을 앞두었다면, 그렇게 차분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곤 한다. 아마 온갖 두려움, 상상, 섬망 속에서 의식이 사라지는 것에 불안해 떨 릴게임갓 것이다. 그 이유는 내가 더 이상 살 수 없는 삶을 상상하며 아쉬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양이든, 강아지든 온전히 이 삶을 자신의 힘으로 누려온 존재에게는 여한이 없다.
“좋은 삶은 당신이 살 수도 있었을 또는 이제 살 수도 있는 삶이 아니라 이미 살고 있는 삶이다. 고양이는 자신이 살지 않은 삶을 아쉬워하지 않으므로, 여기서 고양이는 우리의 선생이 될 수 있다.”
존 그레이는 철학사가 오랫동안 인간과 동물 사이에 만들어 놓은 위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본다. 그는 인간의 삶이 동물의 삶에 비해 우월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인간의 삶이 더 ‘열등’할 수 있다고까지 말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지금 여기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아쉬워하며, 끊임없이 더 나은 것을 바라며 불만족하기 때문이다.
내가 세상을 떠난 강아지를 떠올릴 때마다 가장 크게 위로받았던 건, 강아지가 삶 내내 행복했다는 사실이다. 매일 뛰고, 먹고, 내 곁에서 잠들며, 분명 아쉬움 없는 생을 누렸다. 아쉬운 건 단지 남은 인간일 뿐이다. 단지 나도 그처럼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
작가·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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