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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1시, 해군항공사령부 금익관에 마련된 분향소는 비통함과 애통함으로 가득 찼다.

포항 해군 군용기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은 1991년생부터 2000년생까지 20∼30대였던 고 박진우 중령, 고 이태훈 소령, 고 윤동규 상사, 고 강신원 상사의 영정은 침묵 속에서 남겨진 가족들을 굽어보는 듯했다.
1계급 특진의 영예가 주어졌지만, 유족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단상 위의 영정 앞으로 나아갔다. 목재 계단 4 채무자 칸을 지나 단상에 오르는 것조차 버거운 듯 다리가 풀려 주저앉는 이도 있었고, 흐르는 눈물을 삼키며 흰 국화꽃을 헌화하는 이도 있었다.



30일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항공사령부 체육관에 마련된 '해군 P-3CK 917호기 순직자 합동분향소'에서 순직 해군의 유족과 어린 아 농협 예금이자 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



세 살배기 남자아이가 들어서자 장내는 온통 눈물바다로 변했다. 하늘나라로 떠난 아빠를 보기 위해 바다 건너 제주에서 온 고 박진우(34) 중령의 하나뿐인 27개월 된 아들이다. 아이는 영정 속 고인의 얼굴과 똑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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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1시부터 해군항공사령부 금익관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한 유족이 고인을 바라보며 오열하고 있다. 황영우 기자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체육관에 들어섰던 박 중령의 장모는 사위의 영정을 마주하자 카드 리볼빙 마자 목 놓아 통곡했다. 곁에서 지켜보던 박 중령의 모친과 누이도 함께 울었다.

아빠의 죽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손에는 장난감 자동차를 꼭 쥐고 있던 아이는 외할머니 품에 안겨 말없이 눈물방울만 떨궜다.



30일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항 자산관리공사 바꿔드림론 공사령부 체육관에 마련된 '해군 P-3CK 917호기 순직자 합동분향소'에서 순직 해군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



고 박 중령의 장인인 엄인재 씨는 군인의 길을 함께 걸었던 사위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그는 사위의 군인으로서의 명예가 끝까지 지켜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20년 이상 해군 잠수함에서 복무하고 원사로 전역한 엄 씨에게 해군사관학교를 나와 촉망받는 항공 장교로 활약한 사위는 자랑이었다.
잠수함 근무자와 '잠수함 킬러'로 불리는 P-3CK 해상초계기 근무자 사이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군 생활과 가정에 대한 대화로 이어졌고,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엄 씨는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하며 믿지 못했지만, 이내 현실을 인정하고 끓어오르는 슬픔을 묵묵히 삼켰다.
진해에서 초·중·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사위와 딸은 학창 시절 내내 우수한 성적으로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30일 오후 1시부터 해군항공사령부 금익관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유족들이 고인들은 애도하는 모습. 황영우 기자



엄 씨는 늘 해군항공사령관을 목표로 헌신했으며, 술 한 종류만 마시고, 한 장소에서만 머물며, 오후 10시까지 귀가하는 'FM 군인'으로 살아온 사위가 사고 당시 비행에서도 민간 피해를 막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엄인재 씨는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기를 바라며, 무엇보다도 군인의 명예가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오열하거나,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렸다. 눈물 젖은 손으로 영정 사진을 쓰다듬는 유족들의 모습에 분향소는 눈물바다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