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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동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인물 탐구 〈28〉 대한민국의 미래를 묻다 <끝> 20세기 초 한반도는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1900년부터 60년 동안 청·일전쟁, 러·일전쟁, 경술국치와 독립투쟁, 해방과 남북분단, 정부수립, 이어 6·25전란까지 전 국토의 폐허를 겪으면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어렵고 미래가 없는 나라였다. 그러나 이후 60년, 대반전의 시대가 열렸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약 8.4배 증가하는 동안 우리 GDP는 약 45배 증가하면서 세계 10대 국가를 건설하는 위업을 달성했고 세계 경제사의 한 획을 긋는 성공신화를 썼다.
골드몽릴게임대한민국, 최빈국서 세계 10위 경제강국으로
120년 전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많은 지식인들이 기득권을 버리고 조국의 미래를 릴짱릴게임 위해 헌신했다.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 이육사 선생, 최재형 선생, 권기옥 선생, 조성환 선생, 이회영 선생. 가운데는 김마리아 선생. [사진 국사편찬위원회, 위키백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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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면하고 우수한 인력, 연구·개발(R&D)투자와 기술혁신, 개방을 통한 자본조달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수출산업을 일으켜 해외에서 승부하는 ‘전략’,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결집시켜온 ‘한국인의 DNA’가 기적의 원동력이 됐다. 고대 이래 역사와 세계 산업현장에서 입증된 한국인의 DNA는 ▶ 고난과 역경 속에 야마토게임예시 서 더욱 빛을 발하는 끈질긴 생존본능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승부사기질 ▶리더십이 확립되면 집단목표에 몰입하는 집단의지 ▶세계를 무대로 나가 승부하는 노마드의 개척자 근성이다.
1980년대 이후 세계 경제는 냉전 종식과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저물가·저금리·고성장 시대를 구가했다. 이 시기에 대외지향적 경제구조로 확고 바다이야기고래 히 자리 잡은 우리나라는 거칠 것 없이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이제 우리 경제가 순항하도록 세계가 순풍을 불어주던 40년간의 대(大) 안정기는 끝났다. 글로벌 과부채 현상과 버블이라는 거대한 폭약이 세계 경제에 쌓였고, 신자유주의·세계화시대가 끝나면서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었다. 이에 더해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들이 곳곳에 등장했다. 미·중 패권전쟁, 중국 경제 침체, 우크라이나 전쟁, 트럼프 정책, 유럽연합(EU)의 정치·경제 혼란, 신흥국 경제위기 등이 겹치면서 이제 세계 경제는 탈세계화·지정학시대·국가중심 산업정책과 보호무역 등으로 대변되는 ‘뉴 노멀(New Normal)’의 길로 들어섰다.
국제 정세 또한 2차 세계대전 후 가장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먼저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로 출범한 기축통화-달러 체제는 1971년 닉슨 쇼크와 금태환 정지로 한때 혼란이 있었으나 이후 미국과 사우디가 합의해 달러로만 석유를 거래하는 페트로 달러 시대가 열리면서 지금까지 그런대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달러에 대한 신뢰가 계속 하락하고 탈달러 움직임이 확산되는 등 달러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중 간 무역마찰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패권전쟁으로까지 확산되고, 그 궁극적인 종착지는 기축통화-달러의 향방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
한편, 트럼프2기 정부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내걸고 강력한 미국을 재건하기 위해 경제 정책의 초점을 무역적자·재정적자 해소에 정조준하며 산업패권 확보에 나섰다. 국제 정치도 대중국 견제와 신먼로주의 정책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자국의 경제·안보 이익을 최우선하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정책은 ▶비용 분담과 거래적 관계에 입각한 동맹관계 재정립 ▶안보·경제 요충지를 집중 관리하는 현실주의 외교 ▶힘을 통한 평화 등이 내용이다. 파나마, 베네수엘라, 캐나다, 멕시코, 그린란드, 북극, 이란, 중동 등 세계 각처에서 전개되는 상황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는 국제 정세의 거대한 파고는 우리에게 위험과 기회의 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었고 제조업 경쟁국인 중국은 미·중 패권전쟁의 회오리 속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또 다른 경쟁국인 일본은 미국과 경제·국방 협력에서 밀착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U는 안보 리스크와 정치·경제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적 군비 확장으로 이어지면서 방위산업을 급성장시키고 있으며 종전 후 방대한 규모의 재건 수요도 대기 중이다. 미국·이스라엘-이란이 격돌하고 있는 중동사태 또한 국제 정치와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그 파급 영향을 예견하기 어렵다.
세계 경제와 국제 정세가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초유의 복합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60년 간 초고속으로 달려온 경제는 이제 속도와 방향을 모두 잃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가계·기업부채, 저성장 고착화와 0%로 향하는 잠재성장률, 버블과 구조조정 지연, 저출산·고령화, 고용절벽, 청년실업, 경제양극화, 정치·사회 갈등, 성장의지 상실 등 경제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우리 경제가 100m를 달리는 속도로 1㎞를 달려와 몹시 숨이 차기 때문이다. 이제는 숨고르기를 하면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아나가야 할 때지만 세계 경제 환경과 국제 정세가 불안과 혼돈 속에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벼랑 끝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할 경우 성장 신화마저 무너져 버릴 수 있다. 60년 좌절과 상실의 시대, 60년 부흥과 영광의 시대를 거쳐 온 우리는 이제 기로에 서있다.
120년 전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열강이 한반도 주변에서 쟁패했다. 그러나 대한제국은 행정·군사·재정 등 국가 개혁을 게을리하다 근대국가로 전환하는 데 실패했다. 국가 리더십은 실종되고 관료들은 무능하고 부패했다. 개혁파·수구파·외세의존파 간의 정치적 갈등 속에서 사상적·이념적 분열이 가속화됐고 민중의 삶은 피폐해졌다. 끝내는 내부 붕괴를 자초해 나라를 잃게 됐다.
1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비슷한 국제 환경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우리가 세계 10대 국가를 건설했다는 자신감이다. 120년 전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유학자·의사·교육자·종교인·사업가·시인·관료·법관·무관 등 출신과 지위를 가리지 않고 많은 지식인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고 독립운동에 나섰고 생명까지 바치면서 조국의 미래를 위해 헌신했다. 나라의 생존과 미래를 위해 지금의 지식인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 본을 우리는 그 분들에게서 본다. 그들이 조국의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고 실행해 나갔는지 다시 한 번 돌이켜 보아야 할 때다.
‘한국인 DNA’가 경제 성장 기적의 원동력
어렵고 험난한 길을 앞두고 있지만 대한민국에는 아직 기회가 있다. 우리는 ‘한국인-DNA’로 무장해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 기적을 이룩한 시대의 주인공들이다. 또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다. 한반도는 대륙세력(중·러)과 해양세력(미·일)이 상호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맞닥뜨려야 하는 교두보이며 미·중·러·일 4강의 이해가 직접 부딪치는 세계 유일한 지역이다. 경제 측면에서도 한반도는 중국·일본 등 동북아시아와 만주·몽골·러시아·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대철도 물류망의 중심축이자 멀지 않은 장래에 세계 물류망의 중심으로 등장할 북극항로의 기점이다. 한반도는 세계의 자본이 참여하는 다국적 생산기지와 세계 물류의 중심기지로 역할을 하는 데 모자람이 없다. 이것이 동북아경제허브로서의 미래다.
대한민국이 미래를 위해 풀어 나가야 할 과제는 먼저 국민통합을 토대로 하는 경제·사회구조 개혁이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양극화는 심화되며 사회통합으로 이를 극복해야 미래를 위한 구조개혁이 가능하다. 다음은 이를 발판으로 우리 기업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도록 모든 규제를 털어버리고 국력을 총 결집한 기술혁명을 일으켜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아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무대로 주변국들과 공존공영 할 수 있는 국운을 건 방책을 강구할 때다.
암울했던 120년 전,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역사를 기억하자. 나라의 존립과 번영을 위해 국민 각자에게는 주어진 역할과 책임이 있다. 이 시대의 대한민국 지식인들은 120년 전 선조들을 생각하면서 후손에게 물려줄 미래의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한 대오에 함께할 때가 왔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2007~2008년 재정경제부 제1차관을 거쳐, 2011~2013년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했다. 현재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로 있다. 지은 책으로는 『김석동의 한민족 DNA를 찾아서』가 있으며, 오랜 경제전문가로서 직장인들의 팍팍한 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가성비 좋은 서울의 노포 맛집을 소개한 『한 끼 식사의 행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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