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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포 사람들 사이에 "갚아도(가파도) 그만, 말아도(마라도) 그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우리 땅의 최남단에 있는 두 섬 마라도와 가파도는 그만큼 참 재밌고 독특한 이름이다. 특히 가파도는 '생긴 모양이 가오리를 닮아서' 가파도, '파도가 섬을 덮었다'는 뜻에서 가파도, '물결이 더한다'는 의미에서 가파도 등 이름에 얽힌 여러 설이 전해 온다. 연락선이 오가는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5.5km 떨어져 있으며, 10분쯤 걸린다.
마라도의 2.5배 크기
가파도는 가고 싶다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나도 몇 번의 시도 끝에야 처음 가파도에 들어갔던 빌라매매대출 기억이 생생하다. 날씨 때문이다. 섬 특성상 바람과 파도가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대기가 화창한 것과 별개의 문제다.



풍력발전기가 서 있는 가파도 풍광. 갯무꽃과 청보리가 자라는 길 따라 관광객의 발길이 여유롭다.


소상공인지원사업 마라도의 2.5배 크기인 0.9㎢의 면적이지만, 섬에서 가장 높은 지대가 해발 20m쯤으로 한국의 수많은 유인도 중에서 가장 낮은 섬이다. 전체적으로 평탄하며, 사방을 둘러 화산암이 돌출된 4.2km의 해안선을 가졌다. 제주 부속 도서 중에서 물 사정이 가장 좋고, 섬 전체에 흙이 풍부해 농사가 잘 되는 편이다. 그 때문인지 섬 안에 조개무지와 선돌, 여유자금영어 고인돌 같은 선사유적이 산재한다.
봄날 가파도는 섬 전체를 덮은 청보리가 아름답다. 청보리가 한창 예쁜 4월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제 중 하나인 '가파도 청보리축제'가 열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18만 평이 넘는 가파도 밭은 온통 청보리 푸른 물결로 굽이친다. 보리밭 사이로 유채꽃밭도 섞여 있어서 축제를 찾은 이들의 발길이 아주캐피탈 자동차담보대출 바쁘다. 해안가 쪽으론 보라색과 흰색 중간 어디쯤의 묘한 색깔로 핀 갯무꽃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보리밭은 5월에도 장관이다. 푸르다가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가파도의 늦봄이 아름답다. 당연히 가파도의 특산품은 보리다. 마을길을 걷다 보면 보리를 볶고 빻은 보리개역(미숫가루)과 보리차, 보리쌀 등을 판매하는 곳이 자주 보인다. 모두 '메이드 인 보금자리주택 분양 Made in 가파도'다.



소망전망대서 본 북쪽 풍광. 송악산과 산방산, 형제섬이 한라산을 배경으로 도드라진다.


가파도에는 연락선이 오가는 북쪽의 상동포구와 가파도 주민들의 어선이 정박한 남쪽의 하동포구(가파포구)가 있다. 이 포구들을 중심으로 두 개의 마을이 들어섰다. 상동마을과 하동마을이다. 주민들은 주로 하동마을에 모여 산다. 이 두 마을을 잇는 길이 섬의 한가운데로 나 있고, 초등학교와 경로당, 식당, 숙소, 기념품 가게, 전망대, 보건진료소, 교회, 치안센터 등이 이 길을 중심으로 흩어져 있다.
가파도에서 하루 묵는 일정이 아니라면 운진항을 출발하는 시간에서 정확히 2시간 20분 뒤에 돌아오는 표가 자동 발권된다. 가파도를 둘러보는 데에 두 시간쯤이면 넉넉하기 때문이다. 즉, 이 두 시간 안에 가파도 관광이나 탐방을 마쳐야 한다.



컬러풀한 가파리의 지붕. 멀리 제주 본섬의 송악산과 산방산이 겹쳐진 풍광이 신비롭다.


두 시간쯤이면 둘러볼 수 있는 섬
가파도 탐방은 크게 세 길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선착장을 기준으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와 가운데로 난 마을길이다. 세 길을 다 돌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양쪽 해안도로 중 하나와 마을길을 섞는 동선이 무난하다. 제주올레 10-1코스 '가파도 올레'를 따라 걷는 것도 좋다.



남쪽 상공에서 본 가파도. 바다를 헤엄치는 거대한 가오리를 닮았다.


자전거도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언덕이 없고, 해안도로가 잘 발달한 섬이라 자전거 타기에 안성맞춤이다. 섬이 넓고 오름도 있는 우도의 경우 빌려 주는 모든 자전거가 전기 겸용이지만, 가파도는 무동력 자전거다. 그래서 오로지 두 발로 밟아야 한다. 배에서 내려 섬으로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자전거 대여소가 보인다.
가파도를 찾은 사람 대부분은 상가들이 늘어선 오른쪽(서쪽) 길을 택한다. 서쪽 해안도로를 따라 쉬엄쉬엄 걸어 40분이면 보름바위와 고냉이돌을 지나 남쪽 가파포구에 닿는다. 왼쪽 해안도로도 시간은 비슷하게 걸린다. 그 후 상동포구로 이어진 마을길 따라 돌아오는 게 일반적인 탐방코스다.
마을길을 걷다 보면 소라 껍질로 벽을 장식한 집이 나온다. 가파도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삶의 특징, 역사를 멋진 벽화로 그려 놓기도 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파도 명물인 핫도그를 파는 곳, 가파도만의 특징을 담은 소품으로 가득한 선물 가게, 가파도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식당도 많아 걸음이 즐겁다.



해발고도가 낮은 가파도 여행은 바다가 많이 보인다. 멀리 형제섬이 신기루 같다.


보리밭 사잇길로 걷기 좋은 길
보리밭을 보려면 마을길에서 서쪽으로 빠져야 한다. 가파초등학교 옆, 언덕에 조성한 소망전망대를 중심으로 보리밭이 넓게 펼쳐진다. 가파도에서 가장 높은 곳인 이 전망대에 오르면 제주 본섬은 물론, 한라산과 마라도, 주변 바다까지 모든 풍광이 한 자리에서 눈에 들어온다.



자전거 타고 둘러보기 좋은 가파도. 사실 걷는 게 더 좋다.


가파도를 걸으면서 늘 시선을 잡아끄는 풍광은 한라산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섬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을 조망하며 걷는다니 특별하고 잊지 못할 경험이다. 가파도에서 보는 한라산과 제주 본섬은 특히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동쪽 우도나 서쪽 비양도에서 보는 제주 본섬과 달리, 가파도에서는 동서로 길쭉한, 한라산을 품은 가장 넓고 긴 제주를 만나게 된다. 송악산과 산방산이 바다 건너편 가까운데 서 있고, 그 너머로 월라봉, 군산 같은 오름 몇몇이 펼쳐지는가 싶더니 한라산이 끝을 가늠키 힘들 만큼 너른 품으로 듬직하다.



운진항과 가파도를 오가는 연락선 블루레이호. 10분 걸린다.


몇 기의 풍력발전기와 보리밭이 어우러지는 가파도 남쪽에서는 멀리 마라도가 바다 위의 유일한 풍광이다.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작고 외로운 섬, 정말 우리 국토의 끝이란 게 피부로 와 닿는다. 가파도 남서쪽, 보리밭을 지나다 보면 밭 중간에 커다란 바위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모두 고인돌이다. 이 멀고 외진 섬까지 고인돌 문화가 퍼져 있었다니, 참 놀랍다. 따로 안내판이나 보호 울타리가 쳐진 게 아니라 모르고 지나치는 이가 많다.



Info
교통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에 있는 운진항에서 정기여객선이 1일 7회(09:00, 10:00, 11:00, 12:00, 14:00, 15:00, 16:00) 출발한다. 여객선은 10분 뒤 가파도 상동포구에 닿고, 다시 10분 후에 가파도를 출발해 운진항으로 돌아간다.
왕복 뱃삯은 1만4,500원(초등생 이하는 7,300원)이고, 해양공원입장료(성인 1,000원, 청소년 800원, 소아 500원)는 별도다. 표는 홈페이지(wonderfulis.co.kr)에서 예매하거나 당일 현장에서 발권할 수 있다. 현장 발권은 선착순이다. 개인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기상 상황에 따라 여객선이 예고 없이 운항하지 않을 수 있으니 출발 전 꼭 문의할 것.
운진항
064-794-5490.



강병대교회.


주변 볼거리
강병대교회
운진항 바로 위의 상모리는 한국전쟁 때 육군 제1훈련소의 훈련장이었다. 강한 장병을 기른다는 의미로 '강병대', 달리 '모슬포 훈련소'로도 불리던 이곳에 제주 현무암으로 지은 강병대교회가 있다. 육군 제1훈련소 정문 터에서 300m쯤 안으로 들어선 곳이다.
180평 규모의 건물로, 당시 훈련병들이 훈련 중에 벽체를 쌓고 목조 트러스 위에 함석지붕을 올려 완공했다. 수많은 병사가 고된 훈련 중에 전쟁터로 떠나기 전 울면서 기도하던 역사적 장소로,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다.



현정이네 문어쟁반짜장 .


맛집
가파도에 식당과 카페가 많다. 현정이네짜장짬뽕(010-6582-9579), 용궁정식(010-4165-4220), 가파도소나이(010-6821-3213), 전망대식당(010-9622-5033), 가파도해녀촌식당(010-3511-2674), 오멍가멍쉬멍(핫도그, 010-9500-1762), 꼬닥꼬닥걸으멍(카페, 010-7193-8613) 등.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