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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의 정상회담에서 ‘백인 농부 집단 살해’ 의혹을 제기하며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을 궁지로 몰았지만, 라마포사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았다. 예고 없이 의혹 영상을 틀고, 관련 기사를 출력한 종이 뭉치를 흔든 트럼프 대통령의 ‘기습 공격’보다 양국 협력 필요성과 남아공의 발전을 호소한 라마포사 대통령의 의연한 태도가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부산저축은행학자금대출 회담은 훈훈하게 시작됐다. 라마포사 대통령과 동행한 남아공 출신 프로 골퍼에 관한 얘기로 대화가 물꼬를 텄고, 라마포사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 연습을 하라’고 얘기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연습을 많이 했다. (같이 칠) 준비가 됐다”며 좌중을 웃게 했다. 그는 “미국은 경제 규모가 크고, 그에 비하면 우리는 작은 나라”라며 남아공을 낮췄다. 트럼 개인회생전문상담 프 대통령도 “당신이 내 번호를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지만, 전화해줘서 영광”이라고 농담했다.
‘남아공 아프리카너(17세기 남아공에 이주한 네덜란드 정착민 후손)는 난민으로 받고, 베네수엘라 등 난민은 내쫓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취재진의 첫 질문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 백인 농부들이 집단학살의 피해자가 되고 있으며, 기업은행전문직대출 토지를 강제로 빼앗긴다고 반복해서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명을 끄라고 한 뒤 백인 농부 학살 의혹 영상을 틀었다. 백인 사망 관련 기사를 하나씩 내려놓으며 “죽음” “죽음” “끔찍한 죽음”이라 발언했다.


☞ [팩트체크]트럼프의 남아공 대통령 상대 ‘리얼리티쇼’···‘백인 학살’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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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포사 대통령 얼굴에서도 미소가 지워졌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보좌진과 눈빛을 주고받고, 오른손 검지와 엄지를 문지르며 초조한 기색을 내비쳤다. 영상이 재생되는 약 5분간 한두 마디 발언 외 러시앤캐시 추가대출 에는 대부분 침묵으로 버텼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흥분하지 않았다. 그는 차분한 어조로 영상에 등장한 이들은 극단적 주장을 펴는 소수 정당 인사로, 그들 역시 남아공 헌법에 따라 정치적 결사를 허용받는다고 설명했다. 백인 농부의 피해를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범죄 희생자의 다수는 흑인이라고 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의 인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남아공의 국익과 연결 짓는 데서 빛을 발했다. 그는 “미국의 기술 지원으로 남아공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그것이 진정한 파트너십”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부분 범죄는 불평등과 실업에서 기인한다. 남아공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투자와 개선된 무역이 필요하다”며 “남아공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미국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 주장을 펴며 압박하자 미소를 지으며 “죄송하다. 나는 미국에 드릴 항공기가 없다”고 하기도 했다. 이날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왕실에서 초호화 항공기를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남아공 대표단도 활약했다. 남아공의 대표 사업가로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친분을 이어온 억만장자 요한 루퍼트는 “모든 경찰서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스타링크가, 코끼리 밀렵을 막기 위해 무인기(드론)가 필요하다”며 “백인 농부만이 아닌, 모든 죽음을 막기 위해 미국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남아공 골퍼 어니 엘스는 “이 만남을 고대했다. 남아공의 변화를 위해 미국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골프광’ 트럼프 대통령은 엘스의 발언에 움직였다. 그는 엘스에게 “왜 그렇게 말을 잘하나. 골프 실력보다 더 뛰어난,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고 칭찬했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백인 농부 집단학살 주장이 근거가 없고, 그의 처사가 무례했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라마포사 대통령의 신중함을 높이 평가했다. 영국 가디언은 “라마포사는 트럼프의 유형을 잘 알고 있었고 백인 우월주의에 굴복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캐머런 허드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라마포사는) 분노나 악의로 치닫는 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낭패를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중 미국 측의 ‘도발’에 평정심을 잃고 고성을 주고받은 바 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