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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이 있어야 할 때가 있다. 예술 분야에서 확신은 자주 어리석음의 상징이 되지만 말이다. 영화에서 호언장담하는 캐릭터가 제일 먼저 죽는 것과 같다. 예술계에서 안전한 말은 오히려 이런 것들이다. 불확실성·의심·이면 등. 하지만 빨리 확신을 가져야 할 때가 있다. 합주실에서 편곡을 할 때다.
연말에 단독 공연을 하면서 공연용 편곡을 새로 하게 되었다. 공연 릴게임 마다 편곡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니지만 1집에 있는 노래는 2005년쯤에 썼고, 3집에 있는 노래는 2012년쯤 썼고, 지금은 2025년이니 아무래도 생각할 것이 많아진다. 현재의 최선은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과거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라면··· 나는 어쩌지? 스물네 살에 쓴 노래를 마흔네 살에 부르면서 듣는 사람이 ‘지금이 더 좋잖아?’ 하고 야마토게임방법 생각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묘수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방향성이 그렇다는 것이지만···.
다른 음악인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음악을 할 때 솔직히 별로 행복하지 않다. 곡을 쓸 때는 각성 상태이고, 잘 안 될 때는 압박 상태이고, 공연 전에는 긴장 상태, 공연을 할 때는 진공 상태, 끝나면 쿨사이다릴게임 허무하다. 순수하게 음악의 달콤함을 느끼는 시간은 합주를 할 때다. 합주는 마법 같다. “이렇게 해주세요” 말하면 훌륭한 연주자들이 상상만 하던 편곡을 실제 소리로 구현해주기 때문이다. AI 시대에 합주란 정말 호사스러운 일이다. 살아 있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음악을 실시간으로 만들어가다니, 그래미 수상자도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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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대목에 ‘확신’이 필요하다. 나는 그러니까 반지 원정대의 간달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호빗과 인간, 엘프 영웅을 이끄는 간달프. 그들은 흔들려도 간달프만은 흔들려선 안 된다. 모르도르는 저쪽이라고 확신에 찬 손짓으로 가리켜야 한다. 그래야 없던 길도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는데 내가 간달프가 아니라는 황금성게임다운로드 점이다. 식견도 짧고 심지어 머리 길이도 그보다 짧다. 하지만 마음만은 간달프여야 한다. 이 편곡이 옳다고 확신을 가지고 말해야 하는데 매번 옳은가 하면 그렇지 않다. 그럴 리도 없고.
이번에도 문제가 생겼다. 확신에 차서 이끌고 간 방향이 있었는데 황무지였다. 아아, 반지 원정대의 시간과 기운을 낭비해버렸다. 지난 합주 도중 이걸 깨닫고 머리가 하얘졌는데 모두 악기에 손을 올리고 나를 보고 있었다. 그때의 절망감이란. 이래서 확신은 반만 해야 하는데. 반만 하면 애초에 확신이 아니지만.
나는 공연 편곡을 해결하려고 지리산 근처에 가서 이틀을 묵었다. 쓰면서도 좀 웃기지만 별수 없다. 큰 기운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직시하고 해체하고 다시 쌓을 기운. 가는 길에 플리트우드 맥의 ‘랜드슬라이드’를 들었다. 이 곡은 모두에게 해답은 아닐지라도 누군가에는 영원한 정답이다. 그런 노래가 있다.
도착 다음 날 편곡을 해결했다. 음악적으로 한 건 별로 없다. 그냥 템포를 조금 바꾸고 기타 톤을 바꾸고···. 하고 나면 별일 아니지만, 하기 전엔 그렇지 않다. 뭐든지 그렇다. 지리산까지 갈 일인가 싶지만 지리산에 갔으니까 할 수 있었겠지. 아닌가? 확신은 없지만 랜드슬라이드를 듣길 잘했다. 그건 확신한다.
오지은 (뮤지션)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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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은 (뮤지션)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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