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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패치·MBC, 강제추행 신고자 신원 특정할 수 있는 보도로 2차피해 야기 통신사·일간지·방송사 막론한 언론들, 검증 없이 일방 주장 자극적 받아쓰기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에 관한 주요 보도 이미지들. 그래픽=안혜나 기자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전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전 서울시 건강총괄관)가 저작권 분쟁 상대인 A 전 위촉연구원을 스토킹 혐의로, A씨는 그를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릴게임온라인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연일 선정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연예전문매체 디스패치와 공영방송 MBC 보도는 A씨에 대한 신상털이 등 2차 피해를 확산시켰다. 이를 경쟁적으로 인용하는 다수 언론까지 여론전에 불 붙이며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희원 대표 관련 보도, 26일 간 740여 건 쏟아 릴게임야마토 져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정희원씨 입장을 담은 기사와 이를 그대로 인용한 기사들을 통해 확산했다. 지난달 17일 중앙일보의 <[단독] “이혼 후 결혼해달라고”… '저속노화' 정희원, 스토킹 당했다> 기사가 발단이 됐다. 기사는 정씨 주장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실질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으 황금성릴게임 나 당일에만 30여 건의 기사로 인용됐다. 현재까지 정씨는 A씨를 스토킹, 주거침입, 공갈미수 등으로, A씨는 정씨를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무고, 명예훼손(허위사실 적시), 저작권법 위반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중앙일보의 정씨 인터뷰 이후 지난 11일까지 26일 동안 정씨 사건 관련한 기사는 포털 네이버 기준으로 74 야마토게임장 0여 건에 달한다. 절대 다수가 정씨나 A씨의 주장 일부를 그대로 인용한 보도들이다. 정씨는 서울시 건강총괄관을 지냈으나 사건이 알려진 직후 사임했고 A씨는 사인(私人)임에도, 일간지·방송사·통신사 등이 일제히 이 사건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지난 6일 디스패치 보도 제 백경릴게임 목 갈무리
일반인 신원 사실상 특정한 디스패치와 MBC
특히 지난 6일 디스패치 보도로 A씨의 신상 정보가 유포되기 시작했다. 디스패치는 정씨와 A씨가 함께 찍은 단체사진을 얼굴만 흐림 처리(블러)하고, A씨가 누구인지 화살표로 표시해 기사에 첨부했다. 온라인에 공개돼 있던 이 사진의 원본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곧바로 A씨의 출신 학교 커뮤니티에 원본 사진이 올라왔고,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A씨에 대한 외모 평가·조롱 등이 확산됐다.
이에 이튿날인 지난 7일 A씨 측을 법률대리하는 법무법인 혜석이 “피해자는 지금 심각한 2차 피해로 고통 받고 있다”고 밝혔으나, 바로 다음날(8일) MBC '실화탐사대'에서 해당 사진이 또다시 등장했다. '실화탐사대'는 정씨 사건을 다룬 해당 방송분에 흐림 처리한 A씨 사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고, 유튜브 채널 영상의 섬네일(대표 이미지)로도 썼다. '실화탐사대'는 더 나아가 A씨의 출신 대학과 학과 이름을 언급한 정씨의 인터뷰를 그대로 내보내기도 했다.
한국기자협회 성폭력·성희롱 사건보도 공감기준 및 실천요강(가이드라인)은 “피해자의 얼굴, 이름, 나이, 거주지, 학교, 직업, 용모 등을 직접 공개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법적 의무”이며 “신원노출을 막아주는 완벽한 모자이크, 음성변조란 없다는 생각으로 간접적인 노출 가능성도 최대한 차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해 언론인권센터 이사를 지낸 김성순 변호사(법무법인 한일)는 “언론 보도를 통해 분쟁 당사자를 특정되도록 만든 것 자체가 적절한 보도였다고 보기 어렵고, 민사적으로나 형사적으로나 범법 소지는 분명히 있는 것 같아서 우려되는 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여성협동과정 부교수도 “보도 내용이 보도 가치가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백만 분의 일로 가치가 있었다고 해도 이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면 언론사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일방의 해석으로 재구성한 대화, 편견 부추겨
정씨와 A씨간 메신저 대화를 일방의 주장에 기반해 재구성한 보도 자체도 비판의 대상이다. 디스패치는 두 사람의 카카오톡(카톡) 대화 '460만 자'를 분석했다면서 이 가운데 약 1만 자가량을 기사에 인용했고, 이 대화와 정씨 인터뷰를 근거 삼아 '위력(성폭력)은 없었다'고 단정했다.
이는 A씨 측 취재 등을 통한 교차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보도였다. 취재를 종합하면 A씨 측이 '개별 사실관계나 특정 상황을 전제로 한 질의에 답변이 어렵다'고 인터뷰를 거부했고, 디스패치는 정씨 측이 제공한 대화와 설명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정씨와 A씨는 카톡 외에도 다수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이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보도 직후 A씨 측은 디스패치가 인용한 대화가 '짜깁기'됐다며 인용되지 않은 대화 일부를 추가 공개하고, 디스패치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지난 6일 디스패치 보도에 인용된 정희원씨와 A씨 간 대화 일부(왼쪽)와, A씨 측이 반박자료에 첨부한 대화 원본 이미지
애초 두 사람의 카톡 대화는 '위력' 여부를 판단할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없다. 형법 제303조는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를 '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간음'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에서 대법원은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며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위력'으로써 간음하였는지 여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내지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순택 언론개혁시민연대 활동가는 “디스패치 보도는 처음부터 '단정'하고 시작된다”며 “한 쪽에서 제공한 취재 소스에 대해서는 의심해야 한다. 그것으로 한 쪽의 인격이 이상하다는 쪽으로 몰아가는 형태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A씨 변호인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 등을 입증할 녹취 등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때 필요한 건 '기다림'”이라며 “언론이 너무 섣부르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권 활동가는 MBC '실화탐사대' 또한 상대편 주장을 검증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화탐사대'는 정씨 인터뷰를 중심으로 사건을 재구성했다. 위력이 없었다는 취지의 정씨 주장이 중심이기에 'A는 피해자답지 않다'는 편견을 강화하는 구조다. '실화탐사대'는 본방송이 나오기 전부터 정씨가 A씨에 대해 “아마 진심으로 저의 사랑을 받고 싶지 않았나?”라고 말하는 내용을 예고편으로 띄워 두 사람 관계에 대한 관음증을 자극했다.
주요 일간지·방송사까지 자극적 표현 경쟁적 인용
디스패치와 MBC 보도는 자극적 표현을 뽑아쓰는 '클릭유도형 기사' 양산으로 이어졌다. 지난 6일 디스패치 보도로부터 이틀 간 포털에서 30건 가까운 인용 기사가 나왔다. '위력에 의한 강압 없었다'(티브이데일리), '정희원 알고 보니 을이었다'(뉴스엔) 등 위력 여부를 단정한 내용이 제목에 실렸다. 뉴스1, 뉴시스 등 주요 뉴스통신사들도 디스패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한 기사를 내보냈다.
공영방송 MBC 보도의 파급력은 더 컸다. '실화탐사대' 방영 이후 이틀 간 60여 건의 인용 보도가 나왔다. 주요 경제지, 지상파 매체까지 합세했다. 한국경제 <정희원 “女 연구원, 채용 3개월 뒤 키스…점진적 지배” 주장>, 매일경제 <정희원 “연구원 A씨, 채용 3개월만 키스…정신·신체 지배 시도”>, MBC <[엠빅뉴스] '사생활 논란' 정희원 “절 지배하려고 했어요”>, SBS연예 <'저속노화' 정희원, 직접 인터뷰 나섰다… “A씨 점진적·신체적 지배하려 해”> 등 자극적 표현이 포함된 정씨 주장을 제목에 올렸다.
여기서 '키스'는 A씨가 일방적으로 입맞춤을 했다는 정씨 주장을 제목에 올린 것이다. A씨 측은 오히려 정씨가 먼저 '키스해주지 않으면 (차에서) 안 내려줄 것'이라며 지속적인 요구를 했다고 반박하며, '실화탐사대'를 통해 이뤄진 다수의 허위사실 적시에 대한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씨가 지난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금 “위력을 이용해 성적 역할을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 내용도 다수 언론을 통해 그대로 보도되고 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 문화일보, JTBC, MBN 등 '중앙 언론'으로 분류되는 매체들마저 정씨의 일방적 주장을 고스란히 전했다.
▲지난 11일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의 유튜브 영상을 인용한 주요 일간지 기사 제목들. 사진=네이버뉴스 갈무리
받아쓰기 보도, 사실 확인 노력 했어야 한다는 판단도
김수아 교수는 이 같은 인용 보도들에 대해 “저널리즘 가치는 당연히 없고 오로지 수익 창출형 보도인데, 해당 내용을 보다 자극적으로 제목을 짓고 댓글을 유도하기 때문에 누구나 불필요한 욕설을 더 많이 듣게 되는 필연적 구조”라며 “전혀 속보가 필요한 부분이 아닌데 속보로 다루며 문제를 키우는 상황”이라 지적했다. 아울러 “받아쓰기 보도의 내용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을 때 받아쓰기한 언론사에게 완전 면책을 주지 않고 사실 확인 등의 노력을 했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온 바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언경 언론인권연구소 뭉클 소장은 “보도를 함부로 했을 경우 사안에 비해 (당사자들이) 완전히 매장되는 사안”이라며 “인권 측면에서 언론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MBC가 '대화'를 분석하는 방식은 “공영방송 프로그램에서 할 일은 아니다”라며 “흥미를 충족시켜주는 것이지 이 사안에 대해 책임감 있게 뭔가를 해낼 수 없는 방송”이라 꼬집었다.
권순택 활동가는 “정희원이라는 사람이 유명인이라는 점에서 언론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성폭력, 스토킹 범죄, 저작권 등 공적인 살필 부분이 많기도 하다. 다만 사생활에 대해서는 언론이 '보도를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짚었다.
디스패치와 MBC는 이번 사안 보도에 대한 지난 12일 질의에 현재까지 응하지 않았다.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에 관한 주요 보도 이미지들. 그래픽=안혜나 기자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전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전 서울시 건강총괄관)가 저작권 분쟁 상대인 A 전 위촉연구원을 스토킹 혐의로, A씨는 그를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릴게임온라인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연일 선정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연예전문매체 디스패치와 공영방송 MBC 보도는 A씨에 대한 신상털이 등 2차 피해를 확산시켰다. 이를 경쟁적으로 인용하는 다수 언론까지 여론전에 불 붙이며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희원 대표 관련 보도, 26일 간 740여 건 쏟아 릴게임야마토 져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정희원씨 입장을 담은 기사와 이를 그대로 인용한 기사들을 통해 확산했다. 지난달 17일 중앙일보의 <[단독] “이혼 후 결혼해달라고”… '저속노화' 정희원, 스토킹 당했다> 기사가 발단이 됐다. 기사는 정씨 주장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실질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으 황금성릴게임 나 당일에만 30여 건의 기사로 인용됐다. 현재까지 정씨는 A씨를 스토킹, 주거침입, 공갈미수 등으로, A씨는 정씨를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무고, 명예훼손(허위사실 적시), 저작권법 위반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중앙일보의 정씨 인터뷰 이후 지난 11일까지 26일 동안 정씨 사건 관련한 기사는 포털 네이버 기준으로 74 야마토게임장 0여 건에 달한다. 절대 다수가 정씨나 A씨의 주장 일부를 그대로 인용한 보도들이다. 정씨는 서울시 건강총괄관을 지냈으나 사건이 알려진 직후 사임했고 A씨는 사인(私人)임에도, 일간지·방송사·통신사 등이 일제히 이 사건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지난 6일 디스패치 보도 제 백경릴게임 목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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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6일 디스패치 보도로 A씨의 신상 정보가 유포되기 시작했다. 디스패치는 정씨와 A씨가 함께 찍은 단체사진을 얼굴만 흐림 처리(블러)하고, A씨가 누구인지 화살표로 표시해 기사에 첨부했다. 온라인에 공개돼 있던 이 사진의 원본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곧바로 A씨의 출신 학교 커뮤니티에 원본 사진이 올라왔고,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A씨에 대한 외모 평가·조롱 등이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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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일방의 해석으로 재구성한 대화, 편견 부추겨
정씨와 A씨간 메신저 대화를 일방의 주장에 기반해 재구성한 보도 자체도 비판의 대상이다. 디스패치는 두 사람의 카카오톡(카톡) 대화 '460만 자'를 분석했다면서 이 가운데 약 1만 자가량을 기사에 인용했고, 이 대화와 정씨 인터뷰를 근거 삼아 '위력(성폭력)은 없었다'고 단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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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디스패치 보도에 인용된 정희원씨와 A씨 간 대화 일부(왼쪽)와, A씨 측이 반박자료에 첨부한 대화 원본 이미지
애초 두 사람의 카톡 대화는 '위력' 여부를 판단할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없다. 형법 제303조는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를 '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간음'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에서 대법원은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며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위력'으로써 간음하였는지 여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내지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순택 언론개혁시민연대 활동가는 “디스패치 보도는 처음부터 '단정'하고 시작된다”며 “한 쪽에서 제공한 취재 소스에 대해서는 의심해야 한다. 그것으로 한 쪽의 인격이 이상하다는 쪽으로 몰아가는 형태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A씨 변호인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 등을 입증할 녹취 등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때 필요한 건 '기다림'”이라며 “언론이 너무 섣부르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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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일간지·방송사까지 자극적 표현 경쟁적 인용
디스패치와 MBC 보도는 자극적 표현을 뽑아쓰는 '클릭유도형 기사' 양산으로 이어졌다. 지난 6일 디스패치 보도로부터 이틀 간 포털에서 30건 가까운 인용 기사가 나왔다. '위력에 의한 강압 없었다'(티브이데일리), '정희원 알고 보니 을이었다'(뉴스엔) 등 위력 여부를 단정한 내용이 제목에 실렸다. 뉴스1, 뉴시스 등 주요 뉴스통신사들도 디스패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한 기사를 내보냈다.
공영방송 MBC 보도의 파급력은 더 컸다. '실화탐사대' 방영 이후 이틀 간 60여 건의 인용 보도가 나왔다. 주요 경제지, 지상파 매체까지 합세했다. 한국경제 <정희원 “女 연구원, 채용 3개월 뒤 키스…점진적 지배” 주장>, 매일경제 <정희원 “연구원 A씨, 채용 3개월만 키스…정신·신체 지배 시도”>, MBC <[엠빅뉴스] '사생활 논란' 정희원 “절 지배하려고 했어요”>, SBS연예 <'저속노화' 정희원, 직접 인터뷰 나섰다… “A씨 점진적·신체적 지배하려 해”> 등 자극적 표현이 포함된 정씨 주장을 제목에 올렸다.
여기서 '키스'는 A씨가 일방적으로 입맞춤을 했다는 정씨 주장을 제목에 올린 것이다. A씨 측은 오히려 정씨가 먼저 '키스해주지 않으면 (차에서) 안 내려줄 것'이라며 지속적인 요구를 했다고 반박하며, '실화탐사대'를 통해 이뤄진 다수의 허위사실 적시에 대한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씨가 지난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금 “위력을 이용해 성적 역할을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 내용도 다수 언론을 통해 그대로 보도되고 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 문화일보, JTBC, MBN 등 '중앙 언론'으로 분류되는 매체들마저 정씨의 일방적 주장을 고스란히 전했다.
▲지난 11일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의 유튜브 영상을 인용한 주요 일간지 기사 제목들. 사진=네이버뉴스 갈무리
받아쓰기 보도, 사실 확인 노력 했어야 한다는 판단도
김수아 교수는 이 같은 인용 보도들에 대해 “저널리즘 가치는 당연히 없고 오로지 수익 창출형 보도인데, 해당 내용을 보다 자극적으로 제목을 짓고 댓글을 유도하기 때문에 누구나 불필요한 욕설을 더 많이 듣게 되는 필연적 구조”라며 “전혀 속보가 필요한 부분이 아닌데 속보로 다루며 문제를 키우는 상황”이라 지적했다. 아울러 “받아쓰기 보도의 내용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을 때 받아쓰기한 언론사에게 완전 면책을 주지 않고 사실 확인 등의 노력을 했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온 바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언경 언론인권연구소 뭉클 소장은 “보도를 함부로 했을 경우 사안에 비해 (당사자들이) 완전히 매장되는 사안”이라며 “인권 측면에서 언론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MBC가 '대화'를 분석하는 방식은 “공영방송 프로그램에서 할 일은 아니다”라며 “흥미를 충족시켜주는 것이지 이 사안에 대해 책임감 있게 뭔가를 해낼 수 없는 방송”이라 꼬집었다.
권순택 활동가는 “정희원이라는 사람이 유명인이라는 점에서 언론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성폭력, 스토킹 범죄, 저작권 등 공적인 살필 부분이 많기도 하다. 다만 사생활에 대해서는 언론이 '보도를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짚었다.
디스패치와 MBC는 이번 사안 보도에 대한 지난 12일 질의에 현재까지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