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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이제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이 내세운 실용·균형 외교 방침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윤석열 정권의 미·일 편중 ‘가치 외교’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겹쳐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가 한·중 관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암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왕후이야오 중국세계화센터(CCG) 창립자 겸 이사장은 5일 한겨레에 “이재명 대통령 당선 뒤 한·중 양국이 실용주의 외교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확대해나 특이 갈 기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이 당장 도모할 수 있는 실질적 협력 분야가 다양하기에 우호적 관계 회복에 대한 전망이 아주 밝다”고 강조했다. 중국세계화센터는 중국 내에서 손꼽히는 민간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로, 중국의 대외 개방과 국제 교류를 비롯해 국제 관계 정책·이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다.
왕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의 연체자무직자 외교 노선에 대해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이 존재했음에도, 한국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미·일 삼각동맹에 편입되는 양상을 보였다”며 “이는 중국과의 전략적 균형을 무너뜨린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간 교류뿐만 아니라 민간 교류 역시 현저히 위축됐다”며 한·중 관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거쳤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에 적금계산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미국에 기울기보다 균형을 추구하려는 태도를 보인다”며 “이는 동남아 국가들, 특히 싱가포르의 외교 모델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왕 이사장은 “싱가포르는 안보는 미국, 경제·문화는 중국에 기반을 두는 복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실용주의와 균형 외교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진단했다.
바보취급 한·중 정상 간 외교 관계는 빠르게 복원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 대통령 취임일인 4일 축전을 보내 “한·중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한다”는 표현을 쓰며 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왕 이사장은 이에 대해 “시 주석이 이 대통령의 실용 외교 노선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 수도권 지명자가 중국 칭화대학에서 중국법 석사 학위를 받은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양쪽의 뜻이 맞물리면, 총리급 상호 방문을 시작으로 고위급 교류가 신속하게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국 관계 개선은 지도자와 정부 간 교류에 그치지 않고 민간으로 넓혀 갈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왕 이사장은 “문화·인적 교류와 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첨단 전략 기술 분야의 협력 확대는 양국 서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차원의 교류 확대가 정치·외교 분야의 유연성을 넓혀주는 토대가 될 거라는 기대다. 이런 전망 속에서 중국은 올해 초부터 한국과 문화 콘텐츠 교류 확대 의지를 지속해서 내비치고 있다. 2015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 배치 이후 확 줄어든 한국 문화 콘텐츠의 중국 시장 진출이 새 정부 들어 더욱 활발해질 거란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불안 요소는 미국이다. 미국의 전략적 압박이 거세질 경우 한국이 자율적 외교 공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이재명 정부의 과제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산하 한반도연구센터 천샹양 주임은 이날 보고서를 내어 “이재명 정부가 정국 정상화를 기대하고 출범했지만, 동시에 수많은 외적·내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안보적 압박을 새 정부 국정 운영의 주요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천 주임은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간 포괄적 전략 동맹을 유지하되, 한·중 사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성숙하게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두 축이 충돌하지 않도록 정교한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