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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며[편집자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취임 후 150여일이 지난 현재 WTO(세계무역기구)와 FTA(자유무역협정)로 상징되던 '자유무역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적 관세 공격은 세계 무역 질서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자유무역은 선(善)'이란 믿음은 한때의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보호무역'이 새로운 현실로 자리잡고 있다.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국이었던 한국은 이제 벼랑 끝에서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세계 경제 지형이 요동치는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관세전쟁의 현장을 조망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현실적인 수출 위기 돌파구를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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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국가 개요/그래픽=이지혜



"멕시코 사람들은 외국 기업이라도 자국에 공장이 있으면 멕시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용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에 수협 자유적금 필요한 것을 최대한 지원하려는 분위기입니다."


김지엽 코트라(대한무역진흥공사) 중남미지역본부장 겸 멕시코시티 무역관장의 말이다. 그만큼 멕시코 경제에서 외국 기업의 투자는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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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대출 관세전쟁 한복판에 선 美 니어쇼어링 최대 수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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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는 트럼프 정부의 대중 무역 제재가 본격화된 2017~2018년 이후 니어쇼어링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올랐다. 지리적 이점과 더불어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 효과도 저축은행고금리 컸다.

실제 멕시코 GDP(국내총생산)는 2021년 1조3130억달러에서 2024년 1조8480억달러로 늘었다. 이 시기 삼성, LG, 현대차, 포스코, CJ 등 한국 기업도 멕시코 현지 공장을 증설하거나 새로 지으며 신규 투자를 이어갔다.

한국의 대(對)멕시코 수출은 2020년 cb단기연체 82억4100만달러에서 지난해 136억400만달러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도 지난해 61억달러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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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등판이 키우는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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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소 묘하다. 동맹국에도 예외없이 관세 청구서를 드리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취임 이후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불법 이민과 펜타닐 유입을 안보위협으로 지적하며 멕시코산 수입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가 이후 멕시코 정부와의 협상과 멕시코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의 요구 등에 따라 현재는 USMCA 원산지 규정을 준수한 자동차 부품에는 무관세조치가 적용 중이다.
그러나 미국은 내년으로 예정된 USMCA 조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북미산 부품 비율을 기존 75%에서 85%로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자동차 수출 무관세 혜택을 받는 조건인 북미산 부품 75% 규정을 85% 올릴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을 둔 기아·현대모비스 등 한국 기업에도 민감한 이슈다.
에릭 가스콘 멕시코 자동차부품협회 국장은 "현재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의 40%가 멕시코산"이라며 "멕시코에 불리하게 USMCA 재협정이 맺어지면 미국 기업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면 한국 등 멕시코에 진출한 자동차 부품 기업들을 우대하고 선호적인 대우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국내총생산(GDP)과 경제성장률 추이/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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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불확실성에도…한류 열풍이 든든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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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가스콘 멕시코 자동차부품협회 국장/사진=박광범 기자



관세 불확실성에도 멕시코의 매력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많다. K-푸드 바이어는 "미국 관세 불확실성으로 우려는 있지만, 멕시코는 미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머지않아 불확실성은 걷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1억3000만명의 인구를 가진 멕시코에서 자국민들의 소비력이 늘고 있어 멕시코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류 열풍은 멕시코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들에게 든든한 우군이다. 지난 12일부터 8월10일까지 멕시코시티에 2개월 간 한시적으로 문을 연 BTS 팝업스토어는 예약 개시 1시간만에 6만장이 완판됐다. 팝업스토어는 400~500개의 BTS 굿즈 판매공간과 다양한 체험형 시설로 마련됐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멕시코 내 한류 팬은 2780만명. 중국(1억명)에 이어 세계 2위다. 2022년 대비 80% 증가한 수치다. 올해 초 제이홉 콘서트에서는 수백만원대 티켓이 매진됐다. 그만큼 K-브랜드의 팬층이 두텁다.



최근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 개장한 BTS 팝업스토어


K-뷰티도 멕시코 시장에서 유망 품목이다. 국민 96%가 화장품을 사용할 만큼, 수요 기반이 탄탄하다. 강한 햇빛으로 피부 트러블이 많다는 특수성도 작용한다.
유통기업 '컨택트어스'는 대형 백화점 시어스(Sears), 대형 유통망 산본스(Sanborns), 월마트 등 유통망 입점을 준비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자운결 등 국내 화장품 150~200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컨택트어스 관계자는 "1인당 뷰티상품 구매력이 5만원을 상회하는 등 1억명이 넘는 인구의 멕시코는 상당한 내수 여력을 갖춘 시장"이라며 "현지 유통업체에선 화장품 회사의 개별적인 진출보단 한국 화장품을 K브랜드로 하나로 묶어 입점하길 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라면도 '수출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인스턴트라면협회에 따르면 2023년 멕시코는 세계 15번째로 라면 수요가 많았다. 2018년 이후 연평균 13.3% 성장한 시장은 2023년 기준 10억1200만달러 규모다.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
2023년 멕시코 라면 수입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6%로 3위를 기록했다. 다만 수입 증가율은 전년 대비 1만2866.7%로 가장 높았다. 멕시코시티 곳곳에 한국라면 전문점도 들어섰다.
김 본부장은 "중국은 자국 내 생산을 유도해 현지공장 설립이 없다"며 "멕시코 현지에서 생산하는 한국 기업은 오히려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랜 멕시코' 주요 내용/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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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보안 인프라도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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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전력·인프라도 멕시코 수출 유망 분야로 꼽힌다. 멕시코는 '플랜 멕시코' 및 '2025~2030 CFE(멕시코 연방전력청) 국가 전력 시스템 확장 계획' 추진에 따라 전력 인프라 현대화에 나서고 있다. 초고압 송전 장비, 스마트 그리드, 고효율 변압기, 고강도 전선 등이 수출 유망 품목으로 지목된다.

동시에 보안·도시 인프라 수요도 커지고 있다. CC(폐쇄회로)TV, 스마트카메라, 차량번호 인식, 입출차 시스템, 자동조명 제어장치 등도 유망 품목이다.
가스콘 국장은 "멕시코는 미국, 캐나다는 물론 중남미 전체로 가는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50개국과 FTA를 체결한 멕시코는 수출 허브로 최적의 입지"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이 멕시코를 기반으로 중남미 전체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페르난도 트레비노 멕시코 기업인연맹(COPARMEX) 국장도 "대중 무역 제재 등은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IT와 전자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COPARMEX와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코트라 등이 함께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페르난도 트레비노 멕시코 기업인연맹(COPARMEX) 국장/사진=박광범 기자


멕시코시티(멕시코)=박광범 기자 socool@mt.co.kr